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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새롭다고 하긴 어렵겠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데이터와 바이오 사이언스를 중심으로)과 인류의 미래 위상에 대한 전망을 참 잘도 서술해놓았다. 상당부분 구구절절 그럴 듯한 이야기들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도 언급하는 커즈와일의 '특이점'에 대한 책, 그리고 한참전에 읽었던 생명공학과 인간개조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한 제목을 까먹은 책에서 받은 영감들을 한군데 모아서 잘 구성하고 버무려놓았다고 본다. 저자의 필력 하나는 인정해야 할 듯 하다. 사피엔스도 그랬지만, 이정도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종합해서 하나의 틀로 만드는 것도 상당한 능력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겠다. 

인간이 부와 건강을 위해 살아왔고 진화를 해왔으며, 앞으로는 성스러워지는 과정을 밟을 것이다는 이야기. 그 성스럽다는 것의 정의는 역사적으로 그려지는 모습들로부터 추론되고, 성인, 신, 초능력자등으로 그려진 존재들이 가지는 능력을 현재 인류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인류가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 그리고 dataism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IT(컴퓨터, AI, 통신 등) 기술과 생체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는 생명/뇌과학의 발달이 이러한 새로운 진화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 SF를 좋아하니 읽어보게 되는 여러 이야기들, 그리고 한참 전에 앞에서 언급한 두 책(제목은 까먹었으나 Homo MS, Homo Google과 같은 개념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한)까지 보고나서, "새로운 인류진화의 주 경로가 IT일 것이냐 BT일 것이냐, 그것이 문제다"라는 식으로 스스로 생각했었기에, 그 두 분야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그에서 비롯한 식견으로 종합해 놓은 이 책은 꽤 재미있었다. (난 개인적으로 미생물 진화촉진 동력 음모론을 선호하는 편이긴 한데...)

포스트휴먼이 인류를 대체할 것이다... 어찌보면 SF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클리셰일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꽤나 탄탄하게 서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뻔하다고 느끼면서도 부정적인 인식은 전혀없었다. 다만 지성과 의식의 구분 및 중요성에 대한 저자의 가설과 우려가 정리되는 끄트머리 쯤에서, 나도 어쩔 수 없는 기존 인간이어서 그런지, 저자의 가설이 틀리기를 바라게 되고, 또 그 쪽방향으로 논리적 가능성을 두고싶어지게 되더라. 

이런 심정적인 요소들 말고 또 하나 드는 생각은, 어떤 기술의 갈래이던 지배적, 압도적으로 트렌드를 형성하게 된다면, 소위 말하는 창발적인 진화를 가능하게 한 다양한 가능성, 특히 우연적으로 드러나는 가능성의 범위가 제한되고, 이는 (꼭 생체기반은 아니더라도) 수억년 역사를 통해 반복되어 온 다음단계로의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 포텐셜을 낮추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더라. 그렇기에 역사도 그렇고, 진화도 그렇고, 꼭 주류가 아닌 쪽에서 발아된 요인이 새롭게 주류가 되어가는... 혁명과 같은 일들이 변증법적으로 벌어지는게 아닌가 생각하는데.... 그래, 변증법에 대한 개념이 의도적으로 배제된 글 같다. 

내가 일하는 기상기후 예측 분야에서는 아무리 기술이 발달한다 하더라도 예측의 불확실성이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에, 항상 전망이라는 것은 현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결합시켜서 오차들의 스프레드를 줄여주는 일들을 해나가야만 하는 것 밖에는 대안이 없다고 모두들 인식하고 있다. 이를 관측자료동화라고 하는데...  즉 카오스 이론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게 그 현상, 즉 자연 자체이기 때문에 컴퓨팅 파워 및 AI 알고리즘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모델링의 가지수가 지금의 수만배가 된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자연적인 spread를 확장해 나간다는 건, 결국은 그 spread가 주는 한계 및 의도적이지 않은 창발성(의 가능성)은 인위적으로 모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게 되더란 말이다. 여기서 앞에서 말한 식의 사심을 넣어보면, 그런 본질적으로 어쩔 수 없는 spread의 현실(바로 그게 자연이고)에서 개체(인간)의 의식이란 것이 선행했고, 지능이 그 의식을 강화하는 피드백으로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그 지능과 의식의 분리라는 것은 저자의 주된 전망인 지능자체만의 발전, Homo Deus의 세계로의 진입은 그런 가능성을 배재하는 한계가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월등한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머지 않아 그 알고리즘이 불가피하게 한 방향을 수렵하게 될 것이고, 결국 그 기술의 진보는 제한되는 쳇바퀴식의 틀이 될수 밖에 없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다. 

물론 그것이 지금의 인류의 역량 범위를 넘어설 수 있고, 그것이 어쩌면 큰 문제이겠으나, 그렇기에 여기에서 키를 놓지 않으려는 인간의 의지(의식에서 비롯한)와 그 개입이 여전히 유지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철학/종교의 역할에 대해 부정할 수 없게 되는 내 나름의 논리가 거칠게나마 이런식으로 형성되었다. 

언어의 한계, 그리고 독서 과정에 있었던 이사 및 자가격리 등의 상황으로 역시 오랜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좀 더 사색을 해 볼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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