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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도배사 이야기

[도서] 청년 도배사 이야기

배윤슬 글,사진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뭐, 대상포진?

 

얼만 전 도배 실습을 나간 친구한테 안부 전화를 넣었다가 친구가 대상포진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아이들 챙기랴 살림하랴, 거기에 새로 도배 수업에 실습까지 나가더니 기여이 탈이 났다. 지금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다시 일을 시작하겠노라 준비하며 열심을 내던 친구였다.

 

그런데 왜 하필 도배? 이런 생각을 하는 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친구가 말했다. 기술이 있으면 크게 사람들 신경안쓰고 일할 수 있지 않느냐고, 나이에 상관없이 일한 만큼 벌수 있기에 선택했단다. 이때 쯤 이 책을 보았다. <청년 도배사 이야기> 그것도 남성이 아닌 여자 청년 도배사 이야기.

 

이 책을 처음 접하고 나서 의문이 들었다. 도배가 그렇게 매력적인 일이었나? 왜 갑자기 다들 도배인거지? 그런데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내 친구가 이 책의 작가가 도배를 선택한 이유는 도배가 매력적이라서가 아니다. 모험과 도전이라는 선택지 중 하나였을뿐!

 

 

 

편견이라는 벽 앞에 서는 사람들

 

 

실습에 나간 친구가 팀장이 자신에게 별로 얘기도 해주지 않고, 무뚝뚝하다고 한다. 심지어 남편이 돈을 못벌어오느냐는 비아냥거리는 발언도 서슴치 않는다고 한다. 여자가 그것도 애 엄마가 도배에 뛰어들면 필경 무슨 사연이 있으리라는 으례 그럴것이란 편견, 나는 아직도 그런 이야기들이 오간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서 헛음이 나왔다.

 

저자도 그랬으리라. 서울에서 알아주는 대학을 나오고 사회복지사로 취직을 한 사회초년생은 누가봐도 제 갈길을 잘 가는 청년처럼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멀쩡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평생 해보지 않았던 몸쓰는 일 도배를 하겠다는 20대 여성은 어떻게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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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일탈? 도피? 아니면 미친짓? 아마 대부분 아니 왜라는 의문과 이와 같은 섣부른 판단을 내릴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안정된 직장과 노후를 보장하지 않는 직업, 그것도 육체 노동의 현장에 뛰어든 작가를 향해 진심어린 응원의 말을 해줄 사람은 아마 많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 또한 이 일을 시작하고나서 어떤 사람들이 진짜 자기의 사람인지 구별되었다고 했으니 말이다. 내가 어떤 처지에 있건 편견없이 늘 나를 응원하는 사람, 아마도 그런 사람이 진짜 친구일 것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고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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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느낀 것이 도배하는 젊은 여성에 대한 외부의 편견도 그렇지만 그들 내부의 불평등과 편견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공사현장에서의 여성이 가지는 위치, 여성 기술자들을 위한 화장실조차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현실이 잘 대변해주는 것 같다.

 

또 엄연한 기술자들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일한다는 사실만가지고 '노가다'라는 단어로 일반화 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노가다가 다 그렇지라는 한 마디로 건설현장의 비합리적인 체계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문화는 아마도 이해하기 힘든 문화가 아니었을까.

 

오랜세월동안 이어져온 관행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힘든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저자는 그럼에도 희망을 품고 있다. 비합리적이고 비체계적인 내부의 상황들에 의문을 품고,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그 누가 아니라 나 자신부터라도 변화를 위해서 여성 도배 기술자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하루하루 노력하고 있다.

 

 

매일 육체적 한계라는 벽 앞에 서다

 

도배일을 시작하고 맞닦뜨린 편견과 관행들이 저자를 힘들게 했지만 그 이상의 고통은 아마도 육체적 고통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루만 친정 밭일을 돕는다고 꼬물딱거려도 삭신이 쑤시는데, 하루종일 팔, 다리, 전신을 움직이며 일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이 안간다. 아마도 그 일이 몸에 베이는 과정 자체가 고통이고 고역일 것이다.

 

직장인들이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자기도 모르게 씻고, 먹고, 옷을 입고 문을 나서는 것처럼, 일어나면 도배 도구를 챙겨서 현장으로 나가기까지 몇번을 그만두고 싶었을까. 저자가 가녀린 20대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 현장 일을 한다는 것은 그녀의 의지와 정신력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 아빠가 평생을 건설 현장 견출 기술자로 일하셨기 때문에 그 일이 얼마나 고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빠는 젊은 사람이 현장에와서 기술만 익히면 월급쟁이보다 훨씬 낫다고 늘 말씀하지만, 현장 기술자로 자리잡기까지 견뎌야 하는 육체적 한계들이 높은 진입장벽으로 존재한다.

 

 

성실함이 그려내는 내일의 희망

 

편견과 관행,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고 매일 벽앞에서 버티며 성장하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는 존재만으로도 너무 값지다.

 

이 책은 여러가지 장애물과 한계들을 이겨내고 현장에서 도배 기술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꾸밀것도 과정할 것도 없는 있는 그대로 솔직히 적어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같은 길을 걸어갈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기에 진심이 많이 느껴지는 책이다.

 

 

크고 작은 목표들도 하나둘 세워가고 있다. 느린 듯 조금씩 만들어지는 내 길이지만, 멀리서 높이서 본다면 그래도 꽤 틀이 잡혀가고 있지 않을까? 수많은 도배사들 가운데 여전히 새내기인 내가 누군가에게는 진흙 위의 조그만 돌, 박스종이처럼 작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도배를 시작하고 싶거나 혹은 현재 하는 일과 전혀 다른 일을 시도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분명 많을 텐데, 그 첫걸음에 조금이나마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청년 도배사 이야기> 중

 

 

또 자신의 일 안에서 만족하며 조금씩 성장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면서 사는 삶이 얼마나 보람된지 보여준다.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억지로 선택한 일이 아닌, 오로지 자신이 선택한 일에 보람을 느끼는 것 이것이 참 귀한 요즘 아닌가. 누군가와의 비교없이 나 자신에게만 주목한 채 하루하루 성장하는 자신을 보며 기쁨을 느끼는 일!

 

비단 도배분야가 아니라도 새로운 그 무엇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라면 이 책이 충분히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라 믿는다. 나 역시 40이 넘어 나의 일을 찾아가기 위해 느리지만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 그녀와 함께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매일 작은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지금은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성과나 평가 기준이 명학한 일을 하고 있지만 다른 동련와 비교하려 하지 않는다. 타인과의 비교는 결국 대상에 따라 상대적이기에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내 위치나 실력이 달라질 바에야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기준과 목표를 세워 실천하며, 과거의 나와 비교하는 것이 가장 객관적인 지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세운 실현 가능한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가, 과거의 나보다 현재 더 노력하고 있는가, 과거의 나보다 발전하였는가. 타인이 아닌 나 자신과 비교하고 평가하면 지금 당장은 정체되어 있는것 같아도 결국에는 이전의 나보다 발전해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책 146페이지

 

이 글은 예스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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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소라향기

    좋은 글.. 생각을 하게 되는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2021.08.11 23:41 댓글쓰기
    • 생각의방

      방문과 댓글 감사합니다^^ 소라향기님!

      2021.08.15 15:49
  • 스타블로거 moonbh

    MZ세대의 발상법인듯합니다. 도배사 그렇지요. 신입은 목이 빠져나갈 것 같고, 일당도 제대로 쳐주지 않고, 하지만, 그 세계는 전문가들의 리그입니다. 일 잘하는 이가 아직은 대접받는(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서 부연하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곳 중에 하나이니까, 수련을 거쳐 위치가 확보되면 성의 구분은 없어지고, 전문 도배사 만이 존재하게 되니까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현실의 벽, 하나 하나 깨나가는 청년의 도전모험심이 그립습니다.

    2021.08.12 02:01 댓글쓰기
    • 생각의방

      생각을 나눠주시는 정성어린 댓글 감사합니다. 저 역시 저자의 도전과 패기가 참 부럽더라구요~ 포기하고 싶고 불평하고 싶을때 어디선가 열심히 살아갈 사람들을 생각하며 저도 좀 더 힘을 내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쪼록 초반의 수고와 노력이 헛되지 않게 실력으로만 인정받는 그 곳에 우리 '함께' 도달하기를 바래봅니다.

      2021.08.1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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