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직접 문장을 써보고 문장을 외우려고 노트에도 수차례 적었다. 일본어를 잘 하지 못해서 글씨를 예쁘게 쓰는 연습보다 일본어 공부하기에 비중을 많이 두었다. 공부가 늘면 나중에는 일본어를 예쁘게 쓰는 연습도 해보고 싶다.
처음에 간단한 문장이 나올 때는 따라서 적기만 했는데, 문장이 길어질수록 문법이나 단어가 궁금해져서 하는 수 없이 일본어 사전을 검색했는데, 그런 방식의 공부도 내게 나름 도움이 되었다. 문법 공부를 제대로 하고 나서 이 책으로 글씨 쓰기 연습을 하는 게 더 좋았겠지만 어쩌다보니 순서가 그렇게 되었다. 문법 공부는 추석 지나고 나서 시작하려고 한다.
'니게루노와 하지 다케도 야쿠니 타츠'란 문장은 제가 좋아하는 문장이 되었다. 그 누구도 도망치는 게 도움이 된다는 말은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부딪혀서 아프고 깨져봐야 인생공부를 하는 거라고들 하는데.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라는 말에도 위로를 받는다.
다 어디에서 나온 문장들일까.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등에서 뽑아왔으려나. 한국의 작품에도 좋은 문장들이 참 많은데. 일본 문장에는 '~하는 것이다', '~하는 거다'로 끝나는 말이 참 많더라. 학교에서, 글을 쓸 때에는 그런 식으로 글을 끝맺지 말고 '~다'로 끝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일본어 번역투의 글을 지양하라는 말씀이었나 보다. '~하는 것 같다'라는 말도 아주 흔하게 쓰인다.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간직하고 싶지는 않으나 어쨌든 나름 열심히 썼다. 책 내부의 디자인이나 글씨가 귀여워서 공부하는 게 재밌었다.
하이쿠나 백인일수 쓰기는 이렇게 세로로. 세로쓰기는 참 어색하다. 세로쓰기로 된 책은 또 얼마나 어색할까. 아직 그런 책을 본 적은 없지만 일본책은 그렇게 쓰여있다던데.
한 권 다 마치고 나서 마지막에 마음대로 필사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책에 나온 문장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문장을 골라 적었다. 틀린 글자가 있을텐데 귀찮아서 그냥 확인 안 하고 패-쓰.
노트에 문장을 이렇게 여러 번 적었다. 듣기나 말하기보다 쓰기가 내게 제일 잘 맞는 공부법이라 굳은살이 아프도록 쓰는 수밖에. 하여간 재미있게 공부 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