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된 판다는 귀어 튀어나온 부분으로 자신을 지탱했다. 모래시계가 사라락 흘러내린다. "아앗, 반칙이야!" "반직이라니. 모래시계는 원래 뒤집어 사용하는 거야. 판다라고 생각해서 불량품이라고 했지만 시계로는 전혀 불량하지 않아. 좀 꼴사나운 장식이 붙어 있을 뿐." (중략) "우리는 위아래를 결정하는 이 판다 같은 존재야. 과거와 미래가 결정되어 있어서 움직일 수 없다는 의식에서 도망치지 못해" 시계방 씨가 중얼거렸다. 의식을 바꾸면 움직일 수 있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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