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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읽는 시




가을 안부


산은 푸른 가슴 헤치고

갈빛 속살로 누웠다

다정한 수유의 젖줄에서

이제 그만 입술을 놓아 버린 잎새는

잎맥을 붉힌 채 빨갛게 타들어 가고

서걱이는 마른 바람 불씨 하나 돋운다



봄부터 속앓이하던 열매는

마침내 입을 열어 여문 씨알을 뱉고

외진 골짜기 감나무밭 안부는

여름내 떫은 인고를 단물로 삼킨다는데



여름꽃 훌훌 떠나버린 화단

호젓이 겹겹이 꽃잎 에운 백일홍

초경(初經)처럼 붉은 꽃물 쥔 채

눈 시린 가을 빛살마저 혼곤하게 안는다



계절의 저울 추 눈금을 읽는다

절반을 주고 얻은 날들

저 문 밖을 서성이는 싸늘한 시간에는

빗장 건 채 숨죽인다



-


출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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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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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해맑음이

    가을이긴 가을이군요^^
    시가 마음에 예쁘게 들어오네요.

    2018.10.03 21:0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춍춍

      정말 가을은 괜시리 시가 읽어보고 싶어지는 계절이긴 한가봐요ㅎㅎ 꼭 이벤트가 아니라도 가을되면 읽으보고 싶어지더라구요~^^

      2018.10.04 09:38
  • 파워블로그 신통한다이어리

    가을느낌 나는 저 위의 공원길과 시가 잘 어울리네요. 그런데 이 시는 어느 시집에 나온 걸까요...? 사랑이란 시집인가요..? 저 위의 사진은 공원이 맞나요? 아름다운 풍경과 시 잘 보고 갑니다.

    2018.10.03 23:0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춍춍

      네 사랑 이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25인의 시인의 시가 실린 시집이에요^^ 저녁에 조금 더 정확하게 출처를 수정해놔야겠네요ㅎㅎ 재작년인가 경주 불굴사에 놀러갔다가 찍었던 사진인거 같아요~ 길이 깨끗하고 단풍과 참 잘 어울려 안찍을 수 없었어요^^ㅎ 감사합니다 신다님~

      2018.10.04 09:42
  • 파워블로그 카르페디엠

    봄과 여름부터 가을이 되기까지의 변화가 시속에 드러나있네요^^ 사진도 너무 예뻐요~쾌청한 하늘과 단풍과 길의 구도가 너무 멋집니다 :-)

    2018.10.04 10:5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춍춍

      정말 가을의 안부를 묻는거 같더라구요^^ 사진을 잘 못찍어서 매번 구박받는데 칭찬해주시니 감격스러워요ㅠㅠㅋㅋ

      2018.10.0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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