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영화 부산행의 시나리오에 영화 스틸컷을 더해 생생함을 담아낸 소설버전이다. 영화 개봉당시 흥행을 넘어 돌풍을 일으키며 천만을 넘겼던 그 영화 《부산행》
'우리나라도 이런 비주얼의 영화가 가능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영화 부산행을 소설로 만나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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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만큼 대사나 사건의 흐름등이 전부 영화와 많이 유사하다. 거의 영화 그대로라 해도 될만큼. 그래서 영화속 장면을 금새 떠올려 볼수 있게 한다. 여기에 영화속에선 잘 몰랐던 혹은 추측해야했던 등장인물들의 속마음이 서술되고 있어 몰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수안이의 마음... 석우의 마음...
간단하게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석우는 펀드 매니저로서, 냉혈하고 일 중독이다. 그런 석우지만 엄마한테 가고 싶다고 애원하는 딸을 외면할 수 없어 별거중은 아내를 만나기 위해 부산행 KTX에 오른다.
열차가 출발하려는 그 순간, 한 소녀가 열차안으로 뛰어들었고, 그 소녀로 인해 열차안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하게 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된 사람들은 좀비처럼 사람을 물어뜯기 시작한다.
물리면 끝이다.
그렇게 평화롭기만 했던 부산행 열차는 이제는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사투가 펼쳐지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상화야..!
이기적인 석우가 딸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용석처럼 내가 살기위해 끝까지 변함없는 모습을 보이는 인간이 뒤엉켜 있는 열차안.
어찌 용석이를 무작정 비난할 수 있을까. 그 마음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지만 김의성님이 너무 연기를 잘해서 일까... 그때의 욱했던 감정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온다.
왜 저렇게 싸우는 걸까…… 왜 문을 열어주지 않는 걸까?
15호차 안에 있는 사람들이 감염되지 않은 멀쩡한 사람들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수안의 눈에는 지금 이 문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실랑이가 감염자들과 생존자들의 싸움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p. 165)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은 감염자들을 좀비나 괴물로 구분 짓기보다 사람인데 감염된 걸 강조하고, 자기가 전혀 모르는 존재로 변한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산행의 감염자들은 변하기 전 아이가 되기도 하고,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진짜 속마음을 내보이기도 한다. 그 순간이 지나면 '지금까지의 나'는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일까, 그렇게 지독해보이기만 했던 용석이의 마지막이 짠해보였던게.
생존자를 발견한 군인들의 반가움이 감사했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