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키다리 아저씨다~!'
살짝쿵 빨간머리 앤을 떠올리는 표지의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키다리 아저씨》.

제루샤는 고아원에서 제일 나이가 많다. 그런 그녀에게 대학을 마칠수 있게 후원해주겠다는 후원자가 나타났다. '그분'은 제루샤의 수필을 읽고 반해 그녀를 작가로 키울 계획이라는 말과 함께 독특한 조건을 제시한다. 그건 바로 매달 '한 달에 한 번 감사편지를 보낼 것. 그리고 답장은 기대하지 말 것.'
그렇게 제루샤의 일상을 담은 이야기가 전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분'이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우게 된 이유. 이것 저것 생각해보다 결국 평생 변하지 않을 것같은 그의 큰 키를 떠올리곤 혼자만의 애칭으로 부르기 시작한다.
편지는 처음 그의 바램대로 후원에 대한 감사인사가 아닌 제루샤 (현 주디)의 일상을 전하는 내용인 만큼 그녀의 학교생활이라던지 친구이야기를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이야기까지. 지루할 틈이 없이 이어진다.
편지를 읽다보니 오늘은 또 어떤 인사로 마음을 전할지 궁금해지는 주디의 편지.
편지의 말미마다 덧붙이는 주디의 인사말이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저씨
'세상에서 제일가는 수다쟁이' 주디
'애정을 담아'
등등. 존경하는 아저씨에서 애정을 담아서 쓴다는 마음까지. 주디의 키다리 아저씨를 향한 애정과 감사한 마음은 더욱더 커져간다.
그러다 문득 한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이토록 사랑스런 주디의 편지를 읽는 키다리 아저씨는 어떤 기분일까?
그녀의 편지를 읽는것만으로 나도 답장을 보내고 싶어지는데,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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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것보다 동정이 제일 싫었던 제루샤는 대학에와서 친구를 사귀고, 파티도 경험하면서 평범하지만 누릴수 없었던 일들을 누릴수 있게 된다. 그럴수록 그 동안 그녀가 어떤걸 포기하고 살아왔는지가 느껴져 뭉클한 기분이 솟아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소소한 행복과 감동이 가득가득했던 책. 《키다리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