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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도서] 달려라, 아비

김애란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5월에 <바깥은 여름> 6월에 <비행운> 8월 마지막 날에 <달려라 아비>를 읽었다.

예쁜 제목과 달리 우리 주변인들의 죽음, 불행, 아버지, 익명성 등을 다루고 있는 작가의 작품과 한 계절을 보내고 나니 진이 빠진다. 그나마 <달려라 아비>는 전작들보다는 슬픈 유쾌함이 묻어나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 달동네 맨 꼭대기에서 약국이 있는 시내까지 전속력을 다해 달리는 아버지의 모습, 농담으로 나를 키웠다는 어머니, 니가 누구 딸이냐고 못들은 척 계속 묻는 할아버지가 나오는 #달려라 아비는 달려라 하니같은 사생아의 이야기다. 

내겐 아버지가 없다. 하지만 여기 없다는 것뿐이다. 아버지는 계속 뛰고 계신다. 나는 분홍색 야광 반바지 차림의 아버지가 지금 막 후꾸오까를 지나고, 보루네오섬을 거쳐, 그리니치 천문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 나는 아버지가 지금 막 스핑크스의 왼쪽 발등을 돌아,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백십번째 화장실에 들러, 이베리아반도의 고다라마산맥을 넘고 있는 모습을 본다. 나는 깜깜한 어둠속에서도 아버지의 모습을 잘 식별할 수 있는데, 그것은 아버지의 야광 바지가 언제나 반짝이고 있는 때문이다. 아버지는 뛴다. 물론 아무도 박수쳐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p.15

어제 김영하 작가의 8월의 책 <영혼의 집> 라방에서 개인의 가족사를 한 번 파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할머니, 외할머니, 증조할머니, 외증조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내가 보일거라고...

 할머니는 모두 돌아가셔서 이제는 그분들의 역사를 들을 길이 없다. 아빠, 엄마에게 잘해야지...

이 소설속에서 아버지들은 사생아를 만들어 버리고 손이 시렵다며 가로등을 고치지 않고,

자취하는 딸 방에 어느날 들어와 밤새 TV를 켜놓고, 공원에 버려진 아들은 절대 돌아보지 않는 아빠를 하염없이 부르고, 아들의 탄생스토리의 비화를 계속 각색하는 아버지들이다.

순간 아버지의 머리 위로 수천개의 비눗방울이 한꺼번에 올라온다. 나풀나풀. 우주로 방사되는 아버지의 꿈. 그리하여 투명한 비눗방울들이 낮꿈처럼 흩날렸을 때. 싱그러운 비놀리아 향기가 밤하늘 위로 톡톡 파랗게 퍼져나갔을 때.

"바로 그때가 네가 태어난 거다."

나는 마구 콩닥이는 가슴을 나고 소리쳤다. 

"정말요?"

아버지가 담담하게 말했다.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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