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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도서] 모순

양귀자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안진진의 엄마와 이모는 쌍둥이다. 거짓말처럼 만우절에 태어난 이들 자매는 결혼기념일도 똑같다. 생일과 결혼기념일이 똑같은 쌍둥이의 운명을 갈라놓은 것은 결혼이었다. 한명은 부잣집 사모님이, 한명은 시장에서 양말 장사를 하는 가장이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인 <모순>처럼 이모와 엄마는 서로의 인생을 부러워한다. 가장된 불행을 삶의 원동력으로 살아가는 엄마와 남편복에 자식복까지 모두를 갖춘, 풍파따위 없는 재미없는 삶을 사는 이모.

결혼이라는 제도가 여성에게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진진의 아빠처럼 아내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결혼제도를 감옥으로 여기는 마음이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날  문득 '내 인생을 위해 내 생애를 바치겠다'고 다짐한 안진진에게 결혼은 너무도 중요한 문제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안진진이 김장우를 선택할 것인지, 나영규를 선택할 것인지 나름 고민하면서 읽었다. 치명적인 결함이 없는 남자, 인생계획서가 더 중요한 남자 나영규는 이모가 심심하다고 정의내리는 이모부와 닮아 있다.

나의 치부를 보여줄 수 있는 남자와 그럴 수 없는 남자를 사랑의 잣대로 그리는 부분은 공감이 갔다. 

이모의 죽음을 계기로 그녀는 선택을 바꾸는데 한 이틀이 지나자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바라는 점은 남편과 자식에 매몰되지 말고, 안진진의 삶 또한 비슷한 비율로 살기를 바랄 뿐이다. 

 

이 소설은 98년에 출간되었으니 그 시대를 읽을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지금의 시각으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면 너무도 불편한 감정이 일어나는데 아이와 여성을 보는 시각이 완전 바닥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온 생애를 무엇에 바치느냐는 각자의 몫이니 그것이 결혼이 되었든, 일이 되었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안진진의 엄마처럼 거대한 파도를 만날 때마다 책을 읽는 모습이 짠하면서도 한편 존경스럽기도 했다. 

나라면 장우일지, 영규일지... 어쨌든 삶 자체가 모순이고 생은 한 번 뿐이니 지금의 선택이 최선이라고 믿고 살 수밖에...

인간에게는 행복만큼 불행도 필수적인 것이다. 할 수 있다면 늘 같은 분량의 행복과 불행을 누려야 사는 것처럼 사는 것이라고 이모는 죽음으로 내게 가르쳐주었다. 이모의 가르침대로 하자면 나는 000의 손을 잡아야 옳은 것이었다. p.295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우이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 귀를 가졌다.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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