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변신

[도서] 변신

프란츠 카프카 저/루이스 스카파티 그림/이재황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인간은 몰락과 자기극복과 변신의 삶을 무한반복한다는 니체의 '영원회기'를 살짝 비틀어 쓴 책이 <변신>이 아닐까. 변신의 대상이 고양이나 강아지, 원숭이가 아닌 벌레라는 것은 큰 상징성을 가진다. 하찮은 존재로 느끼거나 도저히 알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벌레이기 때문이다. 

앞서 읽어온 책들이 김원영 변호사의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과 <희망 대신 욕망>에 가지를 뻗어 비장애형제들의 경험담을 쓴 '나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를 읽어서인지 그레고르의 모습이 나는 장애로 받아들여졌다. 정신은 멀쩡하지만 몸이 망가진 존재, 더이상 돈을 벌 수 없는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존재를 대하는 가족과 하숙인 파출부의 태도가 씁쓸함을 남긴다. 5년간 아빠의 빚과 생계를 위해 매일 아침 5시 기차를 탔던 그레고르, 자신의 고민을 나눌 친구도 없고 애인도 없고, 취미라곤 실톱으로 액자를 만드는 그의 삶이 너무 고단하게 느껴진다.

누구라도 이런 생활을 했다면 번아웃이 오지 않을까. 보통 변신은 크게 세가지로 해석이 되는데 첫째는 "노동자는 벌레"라고 보는 자본주의 산업사회의 문제를 꼬집고 있다.

두번째는 자수성가한 유대인 아버지와 좋지 않았던 카프카와 아버지와의 관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세번째는 철저히 타인의 눈에 의해 나 자신의 존재가치가 결정되어버리는 현대사회의 풍조를 비판한 현대인의 소외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잠재적인 장애인이다. 하지만 건강의 중요성은 잃고나서야 깨닫는 어리석은 존재이기도 하다. 사고나 노화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가족내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받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보상심리는 누구라도 있을 것이다. 그런 존재가 내가 되었을 때 나는 어떤 대접을 받게될까. 또는 그런 가족을 나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까?

 이 책에 나오는 아빠처럼 가부장적이고 엄격한 모습을 보여줄지, 엄마처럼 외면하고 회피할지, 여동생처럼 새로운 권력형 인간이 될지, 하숙인과 파출부처럼 정말 벌레로만 취급을 할지말이다.

더이상 가족이 사랑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정말 신화인지도 모르겠다. 씁쓸함과 슬픈 연민, 그리고 인간은 절대 벌레가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만이 맴돈다.

"아버지, 저것이 오빠라는 생각을 버리셔야 해요.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왔다는 것 자체가 바로 우리의 진짜 불행이에요. 도대체 저것이 어떻게 오빠일 수 있겠어요? 저것이 정말 오빠라면 우리가 자기와 같은 짐승과는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쯤은 벌써 알아차리고 제 발로 나가주었을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계속 살아가면서, 오빠는 비록 잃어버렸을망정 오빠에 대한 기억은 소중이 간직할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p.114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