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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

[도서]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

이승한 저/들개이빨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걱정을 전면으로 내세운 책이 있다. 이승한의『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다. 부제는 ‘어느 TV 중독자가 보내는 서툰 위로’다.

 

책을 내기 위해 원고들을 추리다가, 새삼스레 이 책은 내가 누군가를 이해하고 간곡하게 위로해보기 위해 발버둥 친 흔적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사람들, 반복된 실패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사람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제 편 하나 없이 외롭게 싸우고 있는 이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순간에도 자신만의 춤을 추는 걸 멈추지 않는 수많은 외톨이와 괴짜와 관심종자와 고집불통 들에게, 당신을 이해해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려던 내 가난한 시도들이 모여 이 책이 되었다. 비록 세상 사람들의 기억에 승자로 남지 않더라도, 당신은 다른 누구의 것이 아닌 당신만의 춤을 추고 있다는 사실을 내가 이해해보겠노라 다짐했던 서툰 기록들. 그러니 이건 연예인들에 대한 책이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춤을 추고 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내 위로이기도 하다.     (p. 5~ 6  머리말)

 

가만 보면 요즘 위로를 보내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위로가 필요한 것이리라. 어영부영 TV를 보고 글을 끼적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30대 중반이 되었다는 이승한에게는 TV가 위로였는지도 모르겠다. 추천평을 쓴 요조는 “이 지독한 아군의 분투기를 읽으며 이상하게 울 대목도 아닌 데에서 몇 번 울었다.”, 라고 말한다.

 

쟤는 왜 혼자서 영화를 찍고 있는 걸까. 첫 추격전에 임한 광희를 보다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MBC <무한도전> 멤버들과 부산 경찰 간의 추격전, 모든 게 처음인 광희는 그저 사력을 다해 뛸 뿐이었다. 실외기 사이에서 비를 맞으며 한 시간가량 몸을 구겨 넣은 것을 시작으로, 촬영감독을 버려두고 생면부지의 레미콘 기사에게 히치하이킹을 시도해 형사의 눈을 피해 달아나더니, 급기야 지나가던 시민과 옷을 바꿔 입어 자기로 위장시키는 대목쯤 됐을 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진짜로 죄짓고 도주 중인 사람처럼 보이는 처절함. 어찌나 불쌍해 보였는지,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알아서 경찰에게 거짓말까지 해가며 광희를 숨겨준 부산 시민은 무심하게 툭 한마디를 던졌다. “내가 보니 제일 안됐더라. 테레비 보니까는. 제일 약해 보이더라고.”     (p. 19~ 20)

 

이승한은 광희의 ‘안돼 보일 정도의 절박함’을 훑는다.(굳이 고백하자면 내가 이상하게 운 대목이었다) 송혜교를 통해서는 ‘가혹한 재발견의 굴레’를 논한다. 효연을 통해서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는 거잖아’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냥 연예인을 응원하는 것은 아니다. 블랙넛과 비뚤어진 마케팅을 통해 혐오를 정당화하려는 전략을 알아본다. 한국 문화 속 호모포비아와 세월호 참사 이후 드라마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살펴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서툰 위로를 보내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황정음을 통해 ‘버티는 이에게 기회는 온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연예인의 인생에 평범한 우리의 삶을 등가 비교하는 건 무리다. 평범한 우리 중 대부분은 황정음처럼 엄청난 성공을 거두진 못할 것이며, 사소한 승리와 자잘한 좌절을 반복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겹겹이 쌓인 좌절 앞에서 포기했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황정음은 없을 것이다. 쉴 틈 없이 세상에 얻어맞으면서도 어떻게든 버텨내야, 예상치 못한 기회라도 잡아볼 수 있다. 당장의 실패로 자신의 인생 전체를 재단하지 않는 것. 2013년 11월, 수능이 끝난 직후 신문에 발표한 이 글에서 새삼스레 황정음의 기나긴 실패를 되짚어가며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그런 것들이었다.     (p. 289)

 

결국 평범한 우리들도 버티자고, 포기하지 말자고 하는 이 메시지가 얼마나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연예인 걱정이 생각보다 쓸데없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연예인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효연처럼 자신의 춤을 추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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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이루

    근성이 있어야 연예인 세계에서 버티어내어 성공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듯 합니다. '무한도전'의 광희는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실제 상황이 아닌데 내가 왜 걱정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그 안에 자신을 던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어요. TV를 보는 동안은 경찰에게 잡힐까봐 조마조마 했지만요^^;;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모든 것들이 감사한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에서든 자극받는 자신이라면 그또한 감사하고요.

    2017.12.12 11:0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지나고

      역시 이루님, 감사 또 감사네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날이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감사한 하루 같아요^^

      2017.12.14 11:12
    • 파워블로그 꿀벌

      그래서 정말 극소수만 즉 버틴자만 뜰 수 있나봐요 얼마나힘들면 유명세를 얻로 탈퇴하나싶기도하죠 저도 이루님 말씀처럼 그 씬 보고 광희씨를 응원하고 마음이 가더라고요 ㅎㅎ

      2018.01.06 02:48
  • 파워블로그 자스민

    남편도 무한도전 출연한 적 있었어요. ㅎㅎ영어마을의 경찰 역 같은 거 맡았던 것 같아요.ㅋㅋ무슨 일이든 버텨야 사는 건 맞네요. 추운 12월 지금 열심히 버팁시다요.

    2017.12.12 11:1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지나고

      오~ 무한도전에도 출연하셨군요^^ 다행히 오늘 낮부터 영상 기온을 되찾는다고 하더라고요. 자스민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2017.12.14 11:13
    • 파워블로그 꿀벌

      자스민님 센스만점 ㅋㅋㅋ 맞아요 우리모두 추운 날씨부터 버텨야지요

      2018.01.06 02:49
  • 스타블로거 등대

    지나고님 소식이 궁금해서 들렸습니다
    한 번 놀러오세요

    2017.12.13 02:1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지나고

      네, 알겠습니다^^ 자주 못 가서 죄송합니다^^;

      2017.12.14 11:13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