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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블루레이

[Blu-ray] 헤어질 결심 블루레이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어두운 화면에서 탕, 탕, 총성이 울린다. 부산 서부 경찰서 소속 형사 해준(박해일)과 수완(고경표)이 사격 연습을 하고 있다. 해준은 수완에게 '질곡동 사건'을 우리가 하자고 제안한다. 바로 용의자의 동선을 파악한다. 해준은 수완에게 잠복을 지시하고, 아내가 있는 이포로 간다. 졸음 운전이 일상인 듯, 수완이 전화로 또 졸면서 운전하냐며 뭐라고 한다. 제발 잠 좀 제대로 자라고. 해준은 범인을 잡지 못했는데 어떻게 자냐고 반문한다. 무사히(?) 아내 정안(이정현)과 만난 해준은 요리를 한다. 정안이 그냥 초밥 먹으면 되는데, 라고 하니까 해준은 당신에게 따뜻한 거 먹이고 싶다고, 그래서 집에 오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 


  

해준과 초밥을 먹게 되는 이는 따로 있다. 구소산 사망 사건의 유족이자 용의선상에 오른 송서래(탕웨이)다. 수완이 서래의 사진을 보고는 사망자 딸이 미인이라는 말을 한다. 누가 봐도 예쁜 서래는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했다. 남편 기도수(유승목)는 모든 소지품에 'KDS'라고 새기는 기벽이 있었다. 서래까지 소유했다고 생각했었는지 그녀의 몸에도 새겼다. 그는 산을 좋아했고, 서래는 산을 무서워했다. 사망 당일에도 산에 가자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의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해준은 서래에게 한국말을 자기보다 잘한다고 말한다. 서래에게 강한 의심을 품는 수완에게는 이런 말을 한다.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수완은 해준이 시집 내면 사겠다고 응수한다. 해준은 서래의 슬픔이 서서히 물드는 것을 잠복이라는 이름 하에 지켜본다. 슬픔이란 단어를 사랑을 치환해도 무방할 듯하다. 사랑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다고. 그게 바로 해준과 서래라고. 하지만 서서히 물든 사랑을 인지하기도 전에 헤어져야만, 헤어질 결심을 해야만 하는 이들인데. 

 

 

위의 인용글을 다시 한 번 치환하자면, 파도처럼 덮치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영화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영화를 본 날도 좋았지만,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면서 더 물드는 듯하다. 분명 헤어짐에 관한 영화인데, 설레기도 하고. 영화 막바지에 서래가 해준에게 중국어로 이런 말을 한다.

 

“날 사랑한다고 말한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난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해준이 서래에게 직접적으로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 마지막에서야 해준은 깨닫는다. 그로 인해 번지는 미소가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답다. 그들의 사랑, 이별도. 기억에 계속 남을 것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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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고독한선택

    저는 이 영화가 비현실적이라 여겨져 보고나서도 의문이 많이 남았습니다. 발음도 명확하지 않게 들려서 답답하기도 했고요. 지나고님의 글을 보니 의문의 일단에 대한 이해의 단초를 제공받은 듯합니다.

    2022.08.07 17:01 댓글쓰기
    • 지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쁩니다. 고독한선택님, 안녕하시죠?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요.

      2022.09.03 16:59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