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리는 에세이를 만났다.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따뜻한 느낌의 책표지가 우선 눈에 들어왔다.
"그저 흘러가지는 않으려고요.
지키고 싶은 것들을 위해
오늘도 내 마음속 자리를 내어 줍니다."
참 따뜻한 문구다.
책, 동물, 환경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긴 책이라는데 무거운 이야기일까? 살짝 걱정했지만
읽다 보니 책봄이라는 오프라인 서점이 가보고 싶어졌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말고 진짜 실물을 보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랬다.
저자가 운영 중이라는 오프라인 독립서점은 어떤 곳일까?
서울이 아닌 구미에 있다는 것에 놀랐고
오프라인 서점이 5년이나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집 주변에 있던 오프라인 서점들이 하나둘 없어진지 오래고
대형 서점들도 크기를 줄이거나 없어지는데 이곳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것도 독립서점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책봄. 구미 동네의 작은 책방이 궁금하고 가보고 싶어졌다.
네이버 지도에 '구미 책봄'을 넣어본다.
와. 책 표지에 나온 서점이 정말 존재하는구나.
아담한 서점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분류하다가 색상으로 분류를 해놨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검색으로 찾아볼 수 있었다.
아기자기한 서점을 볼 수 있었는데 우리 동네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진짜 특별한 책들 독립 서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다.
원하는 책을 찾아가는 재미, 나만 알아보는 멋진 책을 골라내는 재미도 있을 듯하다.
책봄이 5년 동안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를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저자의 약력도 서점만큼이나 독특하다.
서울에서 태어나 10년을 경기도에서 10년은 경북 구미에서 살았다.
다시 10년은 대전과 호주, 부산에서 떠들며 살다 지금은 구미에서 살고 있다.
영어를 가르치는 프리랜서 강사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책방 주인이 되었다.
우연히 고양이 세 마리의 엄마가 되고 옆집 고양이들을 보필하며
버는 돈의 대부분을 고양이 사룟값으로 쓰고 있다는 저자.
저자의 고양이들도 사진으로 담아줬으면 좋았을 텐데.
서점이랑 고양이들의 사진을 책에서도 볼 수 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궁금하다!!
오프라인 책봄에서 책을 사고 고양이들을 만나볼 수 있을 때까지
구미의 동네 서점 책봄이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우리 동네에도 이런 서점이 생기면 좋겠다. 부럽다.
책 필사한 저자의 글씨도 정말 예쁘다는데 그것도 궁금하다!
에세이인데 그냥 막 읽어버리긴 아까워지고 조용하게 차분하게 앉아
곱씹어가며 읽게 된다.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에세이를 만나서
또 이런 이야기 몇 권 더 읽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