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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별 일 없이 산다

[도서] 우리는 별 일 없이 산다

강미,김혜정,반소희,은이결,이경화,장미,정은숙 공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정말 별일 없이 살고 있을까? 우리의 아이들은!

청소년 소설을 읽고 있으면 자꾸만 암울했던 고등학교 수학시간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오늘 날짜 번호 일어서! 그 줄 다 나와. 수학문제집 몇페이지 1번부터 칠판에 풀어."

"퍼억 퍼억."

 

세트로 기억과 떠오르는 말들이다.

요즘 고등학교 교실에 교과서가 버려지고 있다고 하지만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도 교과서로 공부 안했다.

문제집사서 알지도 못하는 것들을 알아서 풀어야했지.

지금도 왜 그토록 수학문제를 칠판에 풀게하고 못풀면 그리도 두들겨 팼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것도 마대자루로! 엉덩이와 허벅지가 시퍼렇게 되서 집에서 거울을 보며 안티프라민을 덕지덕지 발라댔다.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 수학하나 못푼다고 풀어도 설명을 못하면 또 맞았다.

내 기억에 이상이 생겨서 제대로 기억하고 못하고 있는게 아니라면 정말 우끼는 일이다.

 

그때는 그게 정말 당연한 줄 알았다. 지금이라면 교육청에 투고라도 해서 아이들 문제풀게 하고 때릴 시간에 기초라도 좀 설명해주라고 자판이라도 두들겨보겠지만! 그땐 그러면 더이상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줄 알았다.

아마도 그 이유때문인 것 같다. 어느 날 수학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 며칠 전 수학시간 마대자루 사건으로 인해 학부모 누군가가 학교에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이유도 제대로 모르면서 선생님께 용서를 빌기위해 반장,부반장, 수학부장이 교무실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일인지. 지금 떠올려보니 더욱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그 뒤로 마대자루를 드는 시간은 없어졌던 기억이 나지만 당구채이던가 각목을 검은색 테이프로 돌돌 말았던 매는 기억에 또렷하다.

여전히 수학시간 목덜미를 화끈하게 짝!하고 소리나게 하는 건 그대로였다. 수학을 도대체 왜 그렇게 가르쳤는지 이해가 안간다.

그런다고 수학을 모르는 아이들이 공부를 더 하는 것도 아니고 수포자만 만드는데 말이다.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학교에서의 기억들로 청소년 소설을 집어든다.

내 기억의 치유와 내 아이들의 지금을 알기 위해서.

안타깝게도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공부하는 학교의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아보인다.

스마트폰덕분인지 대놓고 폭행을 하는 경우는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을 향한 사랑의 매란 건 존재할테고

대입이라는 숨막힐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친구가 죽어나가도 눈을 감고 귀를 닫고 공부에 전념하게된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중2병이라고 이름까지 붙여가며 방황하는 그들을 멀리한다.

창피하게도 그 중 하나가 나다. 아파트 담벼락 구석에 앉아서 담배피는 아이들, 놀이터에서 담배피는 아이들을 보며

어른답게 "학생이 담배피면 안돼!"는 커녕 단 한마디도 못하고 어린 내 아이에게 해코지나 하지 않을까 두려워 모른척 지나갔다.

 

그 아이들도 내 아이들과 똑같은 아이일텐데 왜 이상한 편견의 테두리를 빙둘러서 전혀 다른 사람들인 듯 보는 것인지,

알면서도 편견을 지우지 못하는 내 자신이 참 답답하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내가 편견으로 바라보던 아이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를 느끼게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앞으로 내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20년전과 변함없이 암울한 시대를 살고 있는 일곱명의 아이들에 관한 7가지의 이야기다.

 

첫번째 이야기 '오시비엥침'은 친구의 자살을 목격한 한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살하기 전 친구는 자신에게 무언의 메세지를 보냈다. 도와달라고 나는 어떻게 해야하냐고 손을 내밀었지만 애써 외면했다.

그 여파로 학교와 엄마에게 반항하게 된다. 엄마와 친구들과 함께 멀리 외국으로 힐링여행을 떠났다.

말도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소녀는 친구에게 냉담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울고 있는 이방인을 안아 주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에서 마음의 위안을 받게된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문득 위를 바라보니 낯선 어른들이 서 있었다. 녹색 눈의 중년 부인이 선영에게 다가와 뭐라고 말했다.

걱정이 가득 담긴 얼굴이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일어서려는 선영을 잡아 주었다. 팔에 느껴지는 온기, 선영은 자신도 모르게 아주머니 품에 안겼다. 다시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는 구문 같은 말을 웅얼거리며 선영의 등을 가만히 토닥였다."

- 23pgae

 

울고 있는 아이를 아무런 이유없이 잡아주고 따뜻한 온기로 안아줄 수 있을까.

나는 그게 가능할까. 나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선뜻 그래! 난 할 수 있어라고 대답할 수 없다.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는 이상한 편견이 자리잡고 있다.



 

 

 

 

대입입시를 얼마 앞두지 않은 고등학생은 꿈이란 가질 수 없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두드ing'.

엄마는 능력없는 아빠처럼 되지 말라면서 소년에게 열공을 강요한다.

하지만 소년은 공부보다 드럼을 치고 싶어한다. 선생님도 자신의 꿈과 상관없이 대입 실적에 연연해 대학이라는 곳에 가라 떠민다.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보려 하지 않는 어른들 소년은 숨이 막힌다.

뭐든지 대학가서 하라고 한다. 취미도 꿈도 대학가서 가지라고.

 

사람이 100년을 살수 있다는데 그 중 8살 학교 들어가서 고등학교 졸업하기 까지 12년의 인생이 평생을 자우할 수 있다는게

어찌보면 정말 무서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이 12년의 기억들 중 행복했던 것, 충격적인 것들은 정말 오롯이 사람의 몸에 남는 듯하다.

한 사람의 가치관을 좋게도 끔찍하게도 바꿔놓기도 하니 말이다.

 

BBC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을 대대적으로 다뤘다고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은 좋지만 꿈이 없다고 했다는데. 처음 들어온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왜 우리는 몇십년동안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바꾸지 못하고 있는걸까. 도대체 왜.

한동안 야자가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 들어보니 여전히 하고 있단다.

 

꿈에 나올까 무서운 학창 시절을 겪어 온 나, 그렇다면 좀 바뀌어야할텐데.

내 아이들에게만이라도 다른 추억들을 담게 하고 싶은데!

애석하게도 돌아보면 그 시절 어른들과 변함없이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라는 책 제목이 마음을 뻐근하게 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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