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내내 들고 있던 책! 중력삐에로. 책을 읽기시작하면 쭈욱 읽지않으면 답답해서 시간이 안되면 그냥 나중에 봐야지하고 넣어두는 편인데 이 책은 정말 시간이 되는 틈틈이 꺼내들어서 읽었던 책이다. 결론이 궁금해서 책을 놓지 못했다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것인가보다. 와! 이사카 코타로, 이 작가는 정말 무거운 주제를 어쩜 이렇게 유쾌하고 무겁지 않게 다룰까. 하물며 등장인물들이 다 긍정적으로 보인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만나게 되는 아버지들은 정말 이상적인 아버지상이다. 작가의 '골든 슬럼버' 책에서 느꼈던 기분을 다시 '중력삐에로'에서도 느끼게된다. 이사카 코타로의 책은 아버지,가족, 남자를 떠올리게하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지면 진짜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영화가 2009년에 벌써 만들어졌다. 내가 너무 늦게 이 책을 알았다. 포스터를 보니 주인공의 어머니는 생각했던 거랑은 좀 다른 이미지지만 하루나 형의 이미지는 정말 딱이다. 책을 통해 떠오르는 어머니의 모습은 왠지 굉장한 미인일 것 같았는데 영화에서는 그건 아닌듯싶다. 아무튼 포스터를 보고 나니 영화도 한번 꼭 보고 싶어진다. '골든 슬럼버'도 정말 재미있게 봤기에 기대가된다.
"하루는 내 자식이다. 나의 차남이고, 너의 동생이야. 우리는 최강의 가족이지."
소재는 정말 무겁다. 평온한 가정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일이 얼어난다. 어머니는 원치않는 임신을 하게 되고 범인은 미성년자가 가해자였다. 미성년자였기에 엄한 벌을 받지 않고 풀려나 평범한 일상을 살게 된다. 남겨진 피해자들. 흔히 생각하기로 이들은 좌절하고 고통받고 힘들게 살았을거라 생각하지만 이 책 속에서는 달랐다. 또 다른 가족이 되었다. 자신의 혈육이 아님에도 아버지는 아들로 삼았고, 형은 자신의 동생으로 삼았다. 어머니도 역시 사랑하는 아들로 첫째와 다름없이 대했다. 자신의 출생을 알게된 하루는 가족의 사랑을 느끼며 잘 자란다. 현실에서 과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싶을 정도로 긍정적인 사람들이다. 그리고 사랑이 넘친다. 특히 한치의 의심도 없이 하루를 혈육못지않게 보듬는 아버지의 모습은 정말 멋졌다. 그런 아버지밑에서 자란 형도 하루를 사랑으로 감싸는데 그 모습이 정말 훈훈하다.
"좋은 브랜드는 비싸지만 그만큼 품질이 좋아. 그렇지만 그 반대도 있어. 별것도 아닌 물건에 브랜드 이름을 붙여서 손님을 속이거든. 사람들은 브랜드 이름만을 볼 때가 많아. 사람의 외관도 그와 똑같아서, 눈에 보이는 겉모습에 간단히 속고 말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기본을 잊어버리고 마는 거야."
"사람의 외관은 패션 브랜드와 같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누가 그랬던가!!! 이 가족이야 말로 진하다! 유전자만 줬다고 그것만으로 아버지가 되는 건 아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이야기였다. 정말 생각할수록 무거운 소재다. 떠올리기 부담스럽고 거부감이 들 소재임에도 저자는 정말 유쾌하게 다가가게 한다. 그리고 외면하지 않고 생각하게 만든다. 도덕적 판단의 여부를 떠나 하루 형제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으흠... 그러고보니 이 책도 표지가 안티인것 같다. 좀 더 책의 분위기를 확 드러내보이는 표지였으면 좋았을 것을! "중력삐에로" 영화도 꼭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