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배송이 되지 않은 곳에서 제주 1년 살기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새벽배송이며 쓱배송이며, 전날 밤에 장을 보고 나면 다음날 새벽 또는 오전 중에 받을 수 있는 게 당연했던 삶을 살았었기에 마트 배송이 안된다는 게 이렇게나 불편한 일인지 몰랐었다.
미리 식재료를 사둬야 하고, 다양한 배달음식을 상습적으로 섭렵했던 서울의 삶과는 다르게 집에서 해먹어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 할 줄 아는 음식의 가짓수가 적은 요린이인 내게 식단 짜기는 잦은 스트레스였다.
또한 식재료를 사다 놓고, 소비가 되지 않아 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역시도 참으로 아깝고 버릴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같은 식재료로 매번 같은 음식만 먹을 수도 없고… 집밥 만들어 먹는 건 참으로 어렵구나를 여실히 느끼는 요즘, 가지고 있는 요리책 한 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다.
그렇게 만나게 된 <365일 반찬 걱정 없는 책>.
이 책이 마음에 쏙 들었던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식재료별로 요리법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여러 이유로 매번 새로운 그리고 다양한 식재료를 공수할 수 없다.
정해진 양을 파는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면, 똑같은 음식을 매끼 먹지 않는 이상 2-3인 가구에서 소화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내가 필요로 하는 요리책은, 하나의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한 책이었다.
특히 나 같은 요리초보에게는 식재료를 사와도 동일 식재료별로 알고 있는 요리법이 적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때마다 펼치게 된다. 흔하게 쟁여두는 감자, 두부, 계란으로도 다채로운 요리를 할 수 있고, 사 온 양을 다 먹지 못하고 자주 버리게 되는 브로콜리, 가지 등 야채들로 만들 수 있는 반찬들도 배울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다.
이미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파악해서 적어놓고, 책에서 식재료별 땡기는 요리법을 체크해두니 메뉴걱정, 시간소비가 훨씬 줄었다. 무엇보다 매번 버리는 식재료를 알차게, 영양가있게 살릴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간단한 요리법으로 집밥에 대한 부담감을 낮춰주고,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 맛있는 집밥을 자주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