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어느 위치에 심어졌는지, 주변과의 어울림과 어떤지에 따라 같은 수종이어도 차이 남을 느낀다. 얼마 전 집 앞에 늘 보이는 돈나무의 빨간 열매를 마트 가는 2차로의 가로수로 쭉 심어진 걸 보고, 또 다른 매력에 아이와 함께 감탄을 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나무가 너무 많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렇게 세상의 많고 다양한 나무에 감명받은 화가들은 나무를 주제로 어떤 그림을 그렸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읽게 된 <화가가 사랑한 나무들>, 명화 속에 녹아 있는 나무 이야기가 기대되었다.
책 속에 담겨 있는 나무들은 종류만큼이나 그림 기법도 다양했다. 책에는 화가 21명의 그림 110개가 담겨있는데, 고흐, 모네, 클림트와 같이 대중적인 화가의 그림을 비롯해 나무를 잘 표현한 낯선 화가들의 그림까지, 나무를 주제로 많은 화가들이 그림을 그렸음에 감탄했다. 그림이 주는 느낌도 다채로웠다. 스산한 나무의 그림, 쓸쓸한 나무, 따뜻한 풍경 속에 녹아있는 나무, 판화로 잎맥까지 드러날 것 같은 느낌의 나무, 사진을 찍어둔 건 아닐까 착각할 만큼 선명한 나뭇잎 등 각각 그림에서 느껴지는 나무의 생명력이 다 달랐다. 명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인데, 작가와 작품에 관한 소개 글까지 읽으면서 감상하니 작품이 더 친숙하게 다가왔다. 자연을 가까이 두면 마음이 한결 따뜻해진다. 명화 속 나무들 역시 위대한 대자연의 숨결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올 컬러로 접하는 나무 명화, 숲이 그리울 때마다 펼쳐봐도 힐링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