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은 이과생인 내게 미지의 세계처럼 늘 매력적이지만 다가가기 힘든 느낌이 든다.
잘 알지 못해 알고 싶다가도 너무 어려운 것 같아 선뜻 포기하는 영역.
그러다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라는 두꺼운 책을 반의반 정도 읽는데 성공한 적이 있었다.
비록 정말 어려운 서양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물론 읽었다고 해서 머리에 온전하게 남아있는 건 아니지만, 접근하기조차 어려울 것 같은 서양철학이 재미있을 수 있구나 느꼈던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경험 이후에 서양철학을 좀 더 알고 싶다는 욕구를 채우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곤 했다.
그러다 알게 된 <그래픽 노블로 읽는 서양 철학 이야기>.
그래픽 노블이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검색을 해보았다. 내용이 어렵게 느껴질 땐 접근하는 방법이 쉬운 쪽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생소한 그래픽 노블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은 그래픽 노블의 특성답게 쭉쭉 읽어나갈 수 있었다.
작가가 딱딱할 수 있는 철학에 유머를 가미해 흥미롭게 각색된 내용은 지루하지 않도록 하며 이해하기 훨씬 쉽게 그려져있었다.
각 철학자들의 짧은 소개와 사상이 잘 정리되어 있고, 유사점과 다른 점을 시각적으로 짚어주니 학창 시절 족집게 수업을 듣는 것 마냥 집중이 잘 되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저술한 책이라 그런가? 서양철학에 대해 시험을 봐도 어느 정도 자신감을 탑재해서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서양철학에 대해 한번 크게 정리가 된 느낌이라, 관련된 다른 책을 읽을 때 한결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깊이 있는 책을 읽을 때, 철학자의 사상이 헷갈릴 때 휘리릭 찾아보고 내용을 상기시킬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토대로 앞으로도 어려워하지 말고 철학에 대해 깊이 있게 쌓아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