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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가 있네요



죄인

 

 

인천에서 제주까지

13시간 가는 세월호,

그 무거운 세월 아래 가라앉은 아이들은 이제 겨우 17살이다

 

 

무엇이 안전한지 선택도 못하고

그저 시키는데로 배를 탔던

그들은 이제 17살이다

 

 

해맑게 웃고 떠들며

친구들과 장난 치다

차가운 열길 물속 선실 안에 둥둥 떠있는

그들은 이제 겨우 17살이다

 

 

몇 날을 기다리며

몇 밤을 설레이던 수학여행이

몇 시간을 수색해도 찾지 못하는

영원히 오지못할 여행이 되었구나...

 

 

밀려드는 물살이 얼굴로 차오를 때

얼마나 무서웠을까,

눈앞에 친구가 물을 삼키며 가라앉을 때

얼마나 떨렸었을까,

 

 

배가 침몰하는데 객실을 지키라는

방송을 하다니...

갑판으로 올라가란 말 한마디만 했어도...

그 말 한마디만 했어도... 제발,

그 한마디만 했어도...

 

 

미안하다 아들, 딸들아!

우리가 조금만 더

너희 여행에 관심을 갖고,

우리가 조금만 더

너희의 안전을 조심했다면,

우리가 조금만 더

현명한 대피를 지시했다면,

그런 사회구조를 만들었다면,

 

 

저토록 어이없이 가라앉히고

뒤늦게 구한다고

호들갑 떨지 않았을텐데...

 

 

인양기간 두달 동안

깊고 어두운 바다에 버려두는

찢어지는 고통은 없었을텐데...

 

 

미안하다 아들 딸들아!

너희의 주검에 머라 사죄를 할까

무릎 꿇고 눈물 흘리고

조문한다고 용서가 되겠냐만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피눈물 흘리며 지킬테니,

 

 

피지도 못하고 떠나는

너희의 머나먼 길,

혼이라도 행복하게

조심조심 잘 가거라...

 

 

다시 이 세상에 돌아오면

못다한 수학여행 두손 꼭잡고 함께가자

사랑한다... 아들 딸들아... 

 

 

* 삼가 고인들의 영정에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유가족의 슬픔에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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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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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떼

    아이들이 구출되기 바라는 마음에서 잘 보지도 않는 TV이를 계속 틀어놓고 있어요.
    부모된 입장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에 분개하며 부디 사랑하는 아들 딸들이 돌아오기만을... 생존자가 있다고 자꾸만 믿고 싶어지네요.

    2014.04.18 21:27 댓글쓰기
    • 파란토끼13호

      이제는 시간이 너무 흘러 생존자를 기다린다는것은 불가능한것같아요.ㅠㅠ

      2014.04.19 17:15
  • 스타블로거 책방꽃방

    정말이지 아아들앞에 죄인이 된 기분이에요, ㅠㅠ

    2014.04.18 23:09 댓글쓰기
    • 파란토끼13호

      네. 어른이라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4.04.19 17:16
  • 파란하늘

    너무 가슴아픈 일입니다. 하루 종일 뉴스를 끼고 살게 되네요.

    2014.04.19 01:17 댓글쓰기
    • 파란토끼13호

      뉴스를 볼때마다 너무 답답하고 슬퍼져요.ㅠㅠ

      2014.04.19 17:17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