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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도서] 밝은 밤

최은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아이고, 손님 계신데 옆에 놓고 치우지. 옆에 놓고 치우라고."

우리를 보며 어색하고 난감해하는 사장님 모습

"언니, 아니 여기서 일한 지가 몇 주인데 아직도 찌개를 들고 왔다갔다 해. 테이블 위에 번호부터 익히라고 했잖아."

테이블 사이로 헤매고 있는 신입 종업원을 보며 한 소리 하는 기존 종업원의 모습

"아니 손님들 앞에서 말을 그렇게 꼭 해야 해"

우리 테이블을 기어코 자기 뜻대로 잔반 고무통을 놓고 닦으면서 혼잣말하는 신입 종업원

얼마 전 갈비집에 갔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각자의 입장만 이야기하며 투덜투덜대는 모습..

양쪽의 입장이 모두 이해는 되지만 자신의 실수는 보이지 않고 자신이 그런 일을 당한 것만 생각하는 우리는 모두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

그렇게.. 사장님과 기존 종업원은 일 못하는 사람이 종업원으로 들어와서 불편하고 힘든 피해를 호소할테고 신입 종업원은 모를 수도 있지 못할 수도 있지 다른 사람들 있는데서 자신을 그렇게 말한 것에 대해 텃새와 갑질을 한다고 피해를 호소할테고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기준대로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회...

 

이 책을 선택할 때 얼핏 4대에 걸친 여자들의 이야기라서 또 그런 비스무리한 소설이겠구나하고솔직히 구매해 보지 않으려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목 또한 참 반어적입니다. 밤인데 밝다 그래서 조금은 기대했습니다.

어두운 밤이지만 밝은 면을 보며 희망을 품고 사는 여자들의 이야기일까하고

 

전혀 보고 싶지 않았던 알고 싶지 않았던 그러나 그게 삶이었고 일상이었고 생명의 순간 순간이었던 그녀들의 일대기를 자꾸 가만히 느껴보고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마치 나에게 일어난 일인듯 분개하고 분통을 터트리며 화가 나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들은 각자의 일대기에서 평가하거나 저항하지 않고 그렇게 그대로 받아들이며 꾹꾹 참으며 마음이 쓰레기통이 되도록 자신을 내버려두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들을 탓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때는 지금과는 다른 시대였고 다른 시대상에 따른 모습이 있었을 테니 그녀들은 그럴 수 밖에 없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팔이 세 개인 나라에서는 팔이 두 개인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듯이 시대적 기준과 그 나라의 관습적 문화가 지금과는 달랐을테니 말입니다.

얼마 전에 끝난 올림픽에서 얼굴과 손목 한 뼘 정도를 제외하고 그 더운데도 다 긴 옷으로 감싸고 경기를 하고 있는 어느 나라의 여자 선수를 누가 우리 나라의 기준으로 평가하며 그 나라의 문화와 시대상을 비난할 수 있을 것인가

 

각자 처해진 상황을 조금 더 나은 사람의 상황에 빗대어 우리는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서 지금의 상황이 더 나아졌을까하는 상상을 합니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있다.

새비 할머니는 삼천 할머니에게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안되겠냐는 말을 하십니다.

이만큼이 지금 이 상황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든 아니면 매우 불만족스럽고 힘들다고 생각하든 그건 각자의 자유이고 가치관에 따른 판단일 것입니다.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이 어떠하든 간에 중요한 것은 이러저러한 마음의 앙금과 상처들을 그대로 끌어안지 말고 후회와 반성은 재활용 수거함으로 넣어 자기 발전의 원동력으로 쓰고 자책과 자괴감은 쓰레기통으로 넣어 얼씬도 못하게 하여 자신과 분리할 줄 아는 것이지 않을까

휴가때 넷플릭스로 본 영화 '국제시장'에서 덕수는 영자에게 보내는 편지에 힘든 시절을 자식들이 아닌 자신들이 겪어 다행이라는 장면이 나옵니다.

지금은 여성의 권리도 예전보다는 신장되었고 지연이의 윗세대들이 겪었던 일들이 지금의 가치관으로 전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자신의 자식만큼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그 마음만은 시대를 관통하여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새비 아즈마이가 꾸었던 꿈에서의 새는 희자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마도 밤은 밤이지만 밝은 밤을 뜻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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