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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폭풍의 언덕 8~11장까지. 

록우드가 지난 이야기에 이어 딘 부인으로부터 히스클리프의 과거 이야기를 듣는다. 
성장한 인물들의 결혼, 그리고 예기치 않은 죽음과 무너지는 가족. 
헤어짐, 결혼, 재회. 4각 관계.

이번 주에 만난 100여 페이지의 짧은 이야기 속에서 참 많은 일이 일어난다.


1.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는 책을 읽고 아이의 성격과 비행이 온전히 부모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이해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그 원인, 뿌리를 (반드시 부모일 필요는 없지만 자란 가정) 가정에서 찾게 되곤 한다. 사랑도 받아봐야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언쇼의 사랑이 부족했던 걸까? 부족함 없이 자랐고, 언쇼의 성격이 남달라 보이지도 않았는데, 그 집의 아이들, <폭풍의 언덕>에 나오는 인물들의 거친 성정과 폭력성은 대체 어디서 온 건지 정말 궁금하다. 심지어 비상식적으로까지 보이는 이기적이고 거친 성격은, 읽는 내내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2. 
혹은, 부족한 점이 없어서, 부족함 혹은 슬픔을 달래는 방법을 전혀 배우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아내가 죽고 난 후의 힌들리는 정말 못 봐줄 지경이다. 
아내에게 주었던 마음의 반만이라도 아내가 남기고 간 아이에게 주었더라도 상황이 이렇게 나빠지진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3. 
"그렇지만 세상에는 잘생기고 돈 있고 젊은 사람은 많아요. 어쩌면 그보다 더 잘생기고 돈이 많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죠. 그렇다면 왜 그런 사람들은 좋아할 수 없나요?"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 눈앞에는 없잖아. 난 에드거 같은 사람은 본 적이 없거든."
"몇 명쯤 볼지도 모르죠. 그리고 그이가 항상 잘생기고 젊지는 않을 거고, 언제까지나 재산을 유지하지 못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지금은 그러니까, 더욱이 나는 현재만을 생각하니까. 좀 이치에 맞게 얘기했으면 좋겠어." .
- 130쪽

그러니까 캐서린은, 본인 입으로 말한 데로, 현재만을 생각하는 여인. 본인의 사랑이 어디 있는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장 불행한 선택을 한 사람이 아닐까. 사랑과 명예 그리고 돈까지 다 갖길 원하는 욕심쟁이인데다 솔직하고 당 차기까지 하다니.  

4. 
"천국은 내가 갈 곳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려 했을 뿐이야. 나는 지상으로 돌아오려고 가슴이 터질 만큼 울었어. 그러자 천사들이 몹시 화를 내며 나를 워더링 하이츠의 꼭대기에 있는 벌판 한복판에 내던졌어. 거기서 나는 기뻐서 울다가 잠이 깼지. 이것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내 비밀을 설명해 줄 거야. (...) 
우리 영혼이 무엇으로 되어 있든 그의 영혼과 내 영혼은 같은 거고, 린튼의 영혼은 달빛과 번개, 서리와 불같이 전혀 다른 거야." 
-133쪽


캐서린이 이야기한 데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참 많이 닮았다. 둘이 다른 점이 있다면 시작점 정도. 캐서린은 많이 가진 상태에서 출발을 했고, 히스클리프는 가진 것 하나 없는 곳에서 출발했다는 점. 사춘기 소년처럼 우습게 보이는 것을 참을 수 없는 데다가 욕심과 야망까지 큰, 악마 같은 눈을 가진 히스클리프를 어찌 막을 수 있었을까. 캐서린의 결혼을 예상하고 3년간 집을 떠난 뒤 돌아온 그는 이제 심지어 그 욕심과 야망을 숨기지도 않는다. 

그가 당한 핍박을 생각하면 가장 안쓰럽기도 하지만, 언쇼의 배려와 사랑을 받고 시작했음에도 끝내 거칠게 자라고 만 그가 야속하기까지 하다.

5. 
"여기에! 그리고 여기에도!" 캐서린 아가씨는 한 손으로는 이마를 치고 다른 손으로는 가슴을 치면서 대답하는 것이었어요. "어느 쪽에 영혼이 들어 있든 영혼에 물어봐도 가슴에 물어봐도 틀렸다고만 생각되는 거야!"
-131쪽

이 세상에서 내게 큰 불행은 히스클리프의 불행이었어. 그리고 처음부터 나도 각자의 불행을 보고 느꼈어. 내가 이 세상에 살면서 무엇보다도 생각한 것은 히스클리프 자신이었단 말이야. 만약 모든 것이 없어져도 그만 남는다면 나는 역시 살아갈 거야. 그러나 모든 것이 남고 그가 없어진다면 이 우주는 아주 서먹해질 거야.  (....) 그러니 다시는 우리가 헤어진다는 말은 하지 마,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 136쪽

너무 곧으면 쉬 부러진다고들 하는데, 이 둘이 그렇다. 초반 록우드가 목격한 히스클리프의 오열과, 이마와 가슴을 치는 캐서린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둘 사이에 가로막힌 것이라곤 자존심과 재산, 어쩌면 신분 정도였는데, 그리도 솔직한 그들이 이런 4각 관계를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 

얽히고설키게 될 그들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저/김종길 역
민음사 | 200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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