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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도서]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처음에는 단순한 입양아가 친모를 찾아가는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다. 부모의 존재도 모른채 낯선 이국으로 입양된 카밀라. 카밀라는 카멜리아 (동백꽃) 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카밀라는 자신의 이름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양모였던 앤이 왜 그런 이름을 지어주었는지 알려주는 대목에서부터 눈물샘이 폭발하기 시작한다. 중반부는 친모의 행적을 쫓는 카밀라(희재)와 유이치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이 부분에서는 뜻하지 않게 추리소설 느낌도 살짝 난다. 그만큼 드러나는 진실들이 추악하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이 소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소설을 읽으며 처음으로 책의 모서리를 접었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중략) ..그게 얼마나 대단한 경험인지 네게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있는 입술이 내게는 없네. 네 눈을 빤히 쳐다보고 싶지만, 너를 바라볼 눈동자가 내게는 없네. (중략) 빛도 없으니, 슬퍼라, 여긴 사랑이 없는 곳이네.

엄마를 향한 딸의 강렬한 그리움. 어린 딸을 입양 보내야 했던 엄마의 서글픈 모성. 하지만 바다에 파도가 몰아치듯, 서로를 생각하는 열병같은 사랑. 왜 이렇게 가슴이 절절하게 아픈걸까.

우연히 찍혔던 점들이 모이고 모여 선을 그어지고 모양을 갖추듯 인생은 만들어지지만, 어둡고 서늘한 심연사이에서 ㅡ 우리는 서로에게 건너갈 수 없다 ㅡ는 작가의 말처럼, 다시는 느낄 수 없는 체취, 향, 따스함. 그 모든 것이 참으로 슬프다.

꼭 읽어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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