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소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소설을 읽으며 처음으로 책의 모서리를 접었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중략) ..그게 얼마나 대단한 경험인지 네게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있는 입술이 내게는 없네. 네 눈을 빤히 쳐다보고 싶지만, 너를 바라볼 눈동자가 내게는 없네. (중략) 빛도 없으니, 슬퍼라, 여긴 사랑이 없는 곳이네.
엄마를 향한 딸의 강렬한 그리움. 어린 딸을 입양 보내야 했던 엄마의 서글픈 모성. 하지만 바다에 파도가 몰아치듯, 서로를 생각하는 열병같은 사랑. 왜 이렇게 가슴이 절절하게 아픈걸까.
우연히 찍혔던 점들이 모이고 모여 선을 그어지고 모양을 갖추듯 인생은 만들어지지만, 어둡고 서늘한 심연사이에서 ㅡ 우리는 서로에게 건너갈 수 없다 ㅡ는 작가의 말처럼, 다시는 느낄 수 없는 체취, 향, 따스함. 그 모든 것이 참으로 슬프다.
꼭 읽어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