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사하맨션

[도서] 사하맨션

조남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조남주의 전작인 '82년생 김지영'이 현실적인 소설이었다면 '사하맨션'은 비현실적인 세계안에서 극도의 현실을 투명하고 견고하게 보여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처음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소설 '사하맨션' 

첫 시작은 도경과 수, 수의 죽음으로 부터 시작한다. 어딘가 낯선 장르, 조남주 답지 않은 시작은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흡입력있게 나를 끌어당겼다.

지자체로부터 분리된 도시국가와 타운의 사람들, 그리고 '사하'라 불리우는 이름도 정체도 불분명한 그들은 '사하맨션'이라는 한 공간안에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해 살아가고 있다. 적어도 사하맨션안에서 그들은 나름의 윤리를 지니고 있으며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안정된 사회공동체다. 그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을 아무 조건없이 받아들인다. 다만 맨션의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조건일 뿐이다. 결코 타운의 주민이 될 수도 없고 힘든 노동과 타운 주민의 배설물을 치우는 역할에 그치지 않으나 그들은 그들 나름의 삶을 열심히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츰 그들이 부딪히는 현실은 끔찍함 그 자체다. 제각기 사하맨션안에서 그 나름의 행복을 누리면서도 우리는 누구인가의 의문에 봉착하고 그 해결점을 찾는 과정은 한명한명 쓰라린 고통과 힘듦의 여정이다. 서로 사랑했지만 타운의 여자를 성폭행하고 스토킹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도경과 그의 누나 진경. 조산사로 어린 여자아이의 낙태를 하다 그녀를 죽인 죄책감에 사하맨션으로 도망쳐 온 꽃님이할머니.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왜 살아가고 있는지 알지 못한채 이용만 당하는 우미와 애꾸눈 사라. 그리고 과거를 숨긴채 맨션의 관리인으로 살아가는 영감.

핵심부품을 위한 소모품. 그리고 그 소모품보다 못한 폐기물 취급을 받는 사하. 그들은 언론과 국가, 소위 상위계층을 위해 돌아가는 사회구조안에서 우리가 제대로 이 사회를 알고 있는가, 이 사회를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사회구조의 부조리를 알지도 못한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잘못을 알고도 삶에 안주하고 단지 입에 풀칠하는 것에 급급하지 않은가 하는 내면의 질문들이 수차례 던져지곤 했다.

그런 내게 진경의 총리단 침입은 잔잔한 호수에 파동을 일으켰다. 그녀는 부조리에 그저 무력하게 주저앉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진경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디스토피아의 거대한 유리감옥안에 한 인간은 저항은 나약하다. 그럼에도 진경과 같이 한걸음 한걸음 더디지만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 눈 아래 상처가 있는 소장이 그러했고 진경이 그러했다. 그 몸부림 하나하나가 모여 진정한 인간으로써의 삶에 대한 갈증을 해갈하고 차별이 배제된 진정한 유토피아, 건실한 사회, 정당한 공동체가 되지 않을까. 실천하지 않는 몽상가보다 행동하는 실천가가 세상을 뒤집을 수 있듯,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