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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밀리언셀러 클럽 29

[eBook] 13계단 -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저/전새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서두에서 밝히자면 나는 사형제도 찬성파이다. 극악무도한 살인범이나 사회에 큰 악영향을 끼친 사람이라면 응당 벌을 받아야하고, 솔직히 사람을 죽여 놓고 교도소에서 편하게 먹고 자는 살인범들에게 인권을 옹호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사형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실지 사형이 집행된 것은 꽤 오래됐다는 것을 알 것이다. 사실상 사형이 없어진 현재, 사형을 선고받은 죄수들은 죽음의 공포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갱생의 의지는 있을까? 자신이 죽인 피해자의 성불을 빌고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을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사람 속은 모른다고, ‘개전의 정이라는 말이 이 소설에 자주 나온다. 용서의 법률, ‘뉘우치는 빛,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가? 가 재판정에서 큰 변수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것을 평가하는 것은 인간이다. 판사는 신이 아니기에 죄수의 속마음을 낱낱이 볼 수 없다. 죄수가 흘리는 눈물이 악어의 눈물일수도 있으며, 피해자에게 깊이 사죄하겠다는 말은 지금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으로 내뱉은 말일수도 있다. 판사의 주관적 해석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개전의정이라는 것이 과연 모순일가, 아닐까?


이 소설은 사형제도라는 민감한 사회문제를 추리소설을 통해 파헤치고 있다. 교도관으로써 사형을 집행했던 경험이 있는 난고와 상해치사로 2년형을 선고받은 후 가석방되어 나온 준이치가 익명의 의뢰를 받고 사형수 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희생자는 가석방자를 보호관찰 하는 노부부로써 도끼와 같은 날붙이에 머리를 일격당하고 죽어있었는데, 당시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정신을 잃고 있던 가 범인으로 붙잡혔지만 그는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기억을 잃은 상태였다. 모든 기억이 사라졌지만 문득 떠오른 계단. 난고와 준이치는 그 계단을 찾아 료의 무죄를 밝히고 진범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 와중에 밝혀지는 놀라운 진실과 반전, 그리고 서로의 아픈 과거와 맞닥뜨린 현실은 허망하기 그지없다.


추리소설 형태를 빌리고 있으나 이 소설은 사형제도의 모순점과 피해자와 그 유족, 그리고 사회로 복귀하는 죄수와 그 죄수를 바라보는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며 세세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교도관들의 애환과 사형을 관할하는 법무부와 사법제도의 모순과 허점을 맹렬하게 비난한다.


혹시라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형폐지론자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얻을까 노심초사하며 최종 집행을 미루다 자신의 직무가 끝나는 순간 결재를 하는 법무부 장관, 또 사형수가 형장에 오르는 모습부터 그것을 지켜봐야하는 교도관들의 애환까지. 저자는 그 모든 것을 아주 세밀하고 농도 짙게 그려놓았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사형폐지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인권을 부르짖으며 사형수나 죄수, 교도소의 열악한 환경을 고발하는 단체들, 겉으로는 사형반대를 외치는 정치가와 공인들. 그 우스운 코미디 속에 덩그러니 남은 것은 이미 죽어버린 피해자와 그의 유족들이 아닐까.


과연 인간이 인간을 징벌할 수 있을까, 과연 인간은 죄를 짓고 진심으로 갱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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