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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러브

[도서] 뉴 러브

표국청,황모과,안영선,하승민,박태훈 공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제목 ‘뉴 러브’는 안전가옥 앤솔로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주제다. 몇 번이나 말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앤솔로지 시리즈다. 최근에 나온 두 권의 앤솔로지를 건너 뛰었는데 아마도 올해가 가기 전에 읽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한국 장르문학을 꾸준히 내고 있는 출판사가 늘어나면서 읽고 싶은 책들이 점점 많아진다. 읽을 시간도, 체력도 떨어지는데 읽어야 하는 책들은 늘어나니 이런 책들이 점점 늘어난다. 그래도 책 욕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래도 당장 읽어야 할 책은 읽어야하지 않겠는가. 다른 책들 읽으면서 한 편씩 읽었다. 모든 작품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재밌다.

 

이번 앤솔로지 작가 중 낯익은 작가는 두 명이다. 두 사람 중 책으로 만난 작가는 하승민 뿐이다. 황모과는 특이한 이름과 다른 단편선에서 자주 이름만 봤기에 낯익을 뿐이다. 다른 세 작가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낯설지만 취향에 상당히 맞는 작품을 이번에 내놓았다. 물론 모두가 취향에 맞는 것은 아니다. 굳이 번역하면 새로운 사랑 정도일 텐데 사랑에 대한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해석과 접근 방식이 담겨 있다.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을 한 편 꼽자면 <사람의 얼굴>이고, 가장 즐겁게 읽은 작품은 <가능성 제로의 연애>와 <장군님의 총애>다. 나머지 두 작품은 전개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나의 취향과 조금 달랐다.

 

하승민의 <사람의 얼굴>은 중반까지 읽으면서 서희를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 스릴러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작가는 거기까지 나아갈 마음이 없는 것인지 닫힌 결말로 마무리했다. 어릴 때 물건을 훔치는 버릇 때문에 전학을 가게 된 소녀가 물건이 아닌 사람의 표정과 그 표정에 담긴 감정을 훔치는 이야기인데 서늘한 기운과 함께 예상하지 못한 반전을 집어넣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과연 배우들이 어떤 표정으로 이 감정을 표현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을 가지기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저지르는 서희가 아주 매력적이다. 어두운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작가다.

 

표국청의 <장군님의 총애>는 온라인 게임의 이름이다. 이 게임 속 인공지능 캐릭터 둘이 사랑에 빠지면서 생기는 버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게임 속에서 진성과 옥지의 사랑이 싹트고, 게임사는 이 버그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민한다. 개발자 동진과 제작사 대표 선의의 의지가 갈등을 일으킨다. 선의는 작품이 망가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이고, 동진은 AI의 성장으로 새로운 가능성에 더 주목한다. 게임 속에서는 자신들이 게임 속 캐릭터란 자각을 가진 존재들이 자신들만의 생존을 위해 움직인다. 예상된 결말로 나아가는 과정이 유쾌하고 재밌다. 문장의 가독성이 좋아 다른 작품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가능성 제로의 연애>는 출산율이 떨어져 국가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알고리즘으로 미팅 상대를 찾아준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이 미팅의 성공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런데 평범한 대학원생 정남과 한류 스타 배우 수진이 이어진다. 이름이 배수진이라고 한 것과 아이돌 출신이란 점을 감안하면 배수지가 먼저 떠오르는데 이야기의 설정을 보면 팬심이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정남이 배수진의 미팅 상대가 되었다는 정보는 소속사와 언론에 알려지고, 소속사에서 연락이 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예계의 이면을 간단하게 건드리고, 과연 어떻게 이 매칭이 이어질까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에 양념처럼 몇 가지 이야기를 살짝 첨가해 유쾌하고 즐겁게 마무리한다. 이 단편이 연작 중 하나라고 하니 다른 단편도 궁금하다.

 

황모과의 <나의 새로운 바다로>는 해양 환경 탐사용 로봇 벨카 이야기다. 벨카는 벨루가 무리에 끼어들어 그들의 생태를 클라우드로 촬영해 보낸다. 매일 밤이 되면 집으로 와서 충전을 하고 돌아가는데 벨루가들은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러다 벨루가 앵지가 벨카에게 고백한다. 평범하게 보면 해양 생물체 벨루가와 해양 탐사 로봇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새로운 사연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이야기는 한 개체의 성장과도 이어져 있다. 안영선의 <롤백>은 왠지 모르게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한다. 전사자 남편을 되살리는 특별 보훈 프로그램 참여와 과거가 명확한 이미지를 가지지 못한 채 다가왔다. 좀더 섬세하게 읽었어야 하는 작품인데 집중을 제대로 못한 모양이다. 부활한 남편과 감추어진 기억과 새로운 미래를 상상해본다. 다양한 이야기 갈래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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