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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어디에서 흘러오나요?

[도서] 구름은 어디에서 흘러오나요?

마리오 브라사르 글/제라르 뒤부아가 그림/장한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2022 볼로냐 라가치 상 픽션 부문 대상 수상작이다.

볼로냐 라가치 상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어린이책 전시회에서 주는 상이다.

‘출품작 중 작품성이 우수한 책에 주어지는 볼로냐 라가치상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릴 만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한국 작가 두 명이 스페셜 멘션에 선정되었다.

최근 이 상을 받은 작품들이 많이 번역되어 한 번 검색했다.

 

한 장의 사진에 대한 기억으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첫 장을 펼치고 한참을 보았다. 출발 전 사진이다. 고양이가 창밖을 보고 있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아주 먼 풍경 그림이 먼저 나온다. 그리고 이 그림은 점점 부분적으로 확대된다.

영화의 줌인 같은 장면이다. 책을 펼친 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었기에 길게 보았다.

아홉 살 밀라의 기억은 사진 한 장으로 이어진다.

 

그 무렵 밀라는 눈을 감으면 뭔가를 잃어버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자신이 잠든 시간 세상이 조금 더 망가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순수함은 잠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현실은 소녀의 바람을 쉽게 무너트린다.

그리고 고되고 힘든 피난 길은 집의 하얀 침대를 그립게 한다.

그녀가 잠든 사이 전쟁으로 불에 탄 집들로 가득하다. 피난 길 장면은 너무나도 낯익은 풍경이다.

지치고 힘겨워하는 피난민들의 모습은 어느 순간 망가진다.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모습이 해체되는 장면에서 잠시 숨을 멈추고 뚫어져라 쳐다본다.

 

흰 구름, 검은 구름, 회색 구름 등으로 소녀의 바람은 나뉜다.

흰 구름 가득한 하늘이 보고 싶다. 검은 구름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 핀 구름을 의미한다.

소녀의 삼촌이 높은 굴뚝에 올라가 광대처럼 행동하는 장면과 그를 잡으려는 군인의 표정은 정말 압권이다.

자신들의 명령을 듣지 않는 시민을 대하는 군인의 모습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도시 곳곳에 폭격으로 검은 연기가 하늘로 올라간다.

피난은 생존을 위한 발걸음이다. 단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어쩌면 기억도 구름과 비슷하겠죠. 어떤 것 아주 근사하고 무척 높이 떠서 손에 닿지를 않고, 또 어떤 건 너무 무거워서 우리 어깨까지 내려와 한참 동안 걸려 있어요”

사진 한 장에 담긴 구름은 검고 무겁다. 전쟁의 기억처럼.

이 기억도 살아남은 사람만이 가능하다. 굴뚝 위에서 사라진 삼촌은 어디에 있을까?

어른이 된 밀라가 돌아본 과거는 소녀의 기억으로 순화되어 표현되었지만 잔인하고 참혹함으로 가득하다.

읽으면서 밀라 가족이 유대인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알 수 없다.

작가는 특정 지역이나 상황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전쟁의 현실을 확장시킨다.

마지막 그림은 조금 무거웠던 마음을 내려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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