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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먼

[도서] 나는, 휴먼

주디스 휴먼,크리스틴 조이너 저/김채원,문영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어느 정치인의 말장난에 지쳐있을 때 이 책이 눈에 띄었다. 한 사회에서 소수자 운동이 걸어가야 길을 보고 싶었다. 그 길을 보고 그 정치인의 말이 진심인 지 이간질인이자 말장난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미국의 장애인권 운동가 주디스 휴먼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 '나는 휴먼'. '휴먼'(heumann)은 주인공의 이름이다. 나는 이중적으로 읽었다. 나는 '인간'이라는 인간선언으로. 처음에는 내가 오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그런 오해도 합당한 오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한 장애인이 자기 자신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당당히 서기 위한 투쟁의 기록이다. 특히, 미국에서조차 장애인 운동에 대한 개념이 잡히지 않은 시기에, 저자가 그런 작은 돌들을 하나 하나 쌓아가는 기록이어서 인상깊다. 그 기록은 주디스 휴먼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라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의 기록이다. 중요한 것은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이라고 했지만, 그들은 둘이 아니다. 

 

다행히 이 책의 주인공의 기록은 승리의 기록이다. 고난은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승리했다. 어쩌면 수많은 패배가 배후에 숨어있을 지도 모른다. 읽기 전에 이것을 걱정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운동사를 볼 때 사회적으로 무엇을 이루어냈느냐를 떠나서, 장애인이자 운동가 당사자의 가난과 고독을 배제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가난한 절대적 가난이고 고독 또한 절대적 고독이다. 사회의 벽에 패배하기에 앞서 가난과 고독에 패배하는 경우가 더 많다. 

 

슬퍼하고 분노하는 것만으로 사회는 바뀌지 않는다. 행동하고 투표해야 한다. 장애인의 문제는 보편적 인권의 문제다. 장애인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 받지 못 하는 사회에서 비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더구나, 우리는 예외없이 늙고 병들고 죽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장애인이 된다. 지금 우리의 싸움은 장애 비장애를 떠난 싸움이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건 싸움이다. 

 

좋은 책이다. 분명한 것은 소수자 운동이 법률 지식인이나 그 분야의 전문 지식이 동반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동시에 그것만으로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사회는 듣지 않는다. 그래서, 너희들은 왜 다수가 불편하게 길바닥에 드러누워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느냐는 문제제기는 말장난일 뿐이다. 혹시 모르겠다. 소수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사회가 그것을 들을 수 있는 고상한 방법이 21세기 대한민국에는 있고 많이 배우신 분들은 그 고상한 방법을 알고 있는 지 ? 적어도 지난 반세기 미국 장애인운동사를 되돌아 볼 때 그런 고상한 방법은 없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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