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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 그어진 아이

[도서] 줄이 그어진 아이

미야세 세르트바루트 글/이난아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줄이 그어진 아이

 

저자 미야세 세르트바루트

그림 쥐랄 외즈튀르크

번역 이난아

출판 푸른숲주니어

출시 2022.10.24.

 

 

튀르키예(터키)의 중견 작가 미야세 세르트바루트의 신작 ‘줄이 그어진 아이’는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터키의 철학 동화라고 합니다.

 

긴 여름 방학 후 개학을 했지만 담임선생님도 바뀌고 아직은 어수선한 초등 6학년 교실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새로 부임한 선생님은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매주 새로운 책을 한 권씩 읽어야 한다는 숙제까지 내줍니다.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너무 부담스럽다며 반항을 시도해 보지만 선생님은 꿋꿋하게 자신의 원칙을 이야기합니다. 같은 반 친구들인 일하미, 자넬, 쥠리트 또한 선생님의 숙제가 버거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일하미는 자신에게 죽음이 뭐냐고 물으면 “독서!”라고 대답할 만큼 독서와는 거리가 먼 친구이기도 합니다. 우리와는 다른 문화가 배경이지만 왠지 아주 익숙한 풍경입니다. 하하.

 

집으로 향하던 세 명은 루마니아에서 온 서커스단이 공연을 했던 공원 앞에 다다릅니다. 공연은 대성공이었고 셋은 토요일에 공연을 보기로 했지만 공연을 위한 천막도 동물들도,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사라지고 휑하고 께름직한 풍경으로 이들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경비원을 통해 동물을 서커스 공연에 출연시키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시청으로부터 퇴거 명령을 받아 이렇게 쓰레기만 잔뜩 남기고 아침 일찍 철수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황량한 공간에서 아이들의 눈에 띈 것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였습니다. 그리고 전화기 안에서 들려오는 ‘지직!’하는 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들어봐…….”라는 목소리.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친구들과 달리 일하미는 그곳에 남아 전화기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에 집중합니다. 계속해서 말이 흘러 나오는 공중전화는 일하미에게 “너에게 이야기를 하나 해줄게”라며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책 읽기가 죽을만큼 싫은 일하미는 공중전화가 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생님이 내 주신 숙제를 대신 해야겠다고 생각해 전화기로 손을 뻗습니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그렇게 ‘줄이 그어진 아이’에 관한 이야기 들려줍니다.

 

장르가 호러인가 하겠지만 앞서 얘기하였듯 이 책은 철학 동화입니다. 쓰러진 빨간 공중전화기가 전해 주는 이야기는 부모의 묵인 아래 이뤄지는 어린이들의 노동 착취, 소년원에 수감된 청소년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미스테리한 이야기 등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와 너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정교하게 배치하며 전개해 갑니다. 이 이야기는 액자처럼 이야기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포함된 액자식 구성을 취하며 여러 갈래의 이야기를 담아 이 세상의 부조리함과 희망을 잃어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공중전화기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신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셰헤라자데 처럼 유려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며 일하미에게 들어도 들어도 더 듣고 싶은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이 책은 굳이 철학 동화라는 테마에 얽매여 행간에서 그 의미를 독해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자유롭게 상상하며 읽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술술 읽히면서도 선명한 작품세계를 가진 문학작품을 찾고 있다면 필독하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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