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오스본이 쓴 <미술사 아는 척하기>를 예스24 대여 eBook으로 읽었습니다.
일단, 일러스트, 만화 형식의 삽화들이 글 사이사이에 들어가 있어서 요약과 설명이 잘 되어 있네요. 말 그대로 아는 척하기 위해 얼른 읽어 볼 수 있는 책이 되겠어요. 국내에 나와 있는 이런 종류의 책들이 그야말도 '단도직입적으로' 미술사적 시대 분류를 주지시키고 각각의 대표작만을 꼽아주는 방식이라면(마치 학창시절의 쪽집게 학원 선생들처럼), 이 책은 그보다는 좀 더 사고를 확장시킬 여지가 보입니다. 그런 시대 분류가 유효한 것인지, 대체 누구를 통해 공인된 것인지, 그런 식의 분류를 벗어나면 정말 큰일이나 나는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줍니다. 학생들과 좀 말이 통하는 편이고, 트여 있는 강사라서, 벼락치기식 암기법을 가르치기 이전에 일단 이런 방식이 얼마나 씁쓸한 것인지 미리 말해주고 그럼에도 대세를 따라야 하는 세태에 쓴웃음 한 번 짓고 수업을 시작하는.. 그런 뉘앙스랄까. 책 제목 그대로 이를 통해 미술을 정말 '아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아는 척' 할 수 있다는 솔직함이 저는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미술사는 어쨌든 미술은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