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룸 프레스 출판사의 <제안들> 시리즈를 한동안 중독적으로 사 모았습니다. 쭈욱 모아서 가지고 있으면 일단 보기에 좋고, 읽기 시작하면 가슴이 뜁니다. 뭔가 남들 모르는 새로운 길로 가는 기분이라서 알면 아는대로, 모르는 모르는 대로 헤매는 즐거움을 느낍니다.
로베르트 무질의 책은 <특성 없는 남자> 같은 제목만 들어보았을 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를 통해 결국 로베르트 무질의 책을 구입하고 만 걸 보면, 정말로 이 '제안들'에는 어떤 신선한 힘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굴 입구 같은 검은색 표지를 열고 들어가는 마음이 야릇하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생전 유고>와 <어리석음에 대하여>. 울림 있는 글을 읽고 나니 그의 소문난 장편을 얼른 구해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