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청소년기를 떠올려봤다.
그리 행복하지도 또 아주 불행하지도 않았던 그런 시절이었고, 굳이 돌아가고 싶을만큼 그리운 시절은 아니었다.
내성적인 성격과 평범한 외모, 그저그런 집안형편인 탓에 존재감이 별로 없을 뻔 했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 공부라도 열심히해서 그나마 존재감이 조금은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친한 친구 그룹이 있어서 재밌게 보낸 기억은 없고, 친한친구는 항상 1~2명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애들하고 서먹하게 지낸 건 아니었다. 한 학급에 50명 가까이 있었지만, 그냥 다 말은 하고 지내는 사이였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친한 무리들 속에 속하지 않으면 소외되는 그런 분위기이고, 또 어쩌다 그렇게 혼자 떨어진 아이는 다른 그룹에 중간에 들어가기가 어려운 것 같다.
올해 고1이 된 딸아이는 중2때 7주간 학교에 안 간적이 있었다.
학교에 가기싫다고 울었다.
자긴 친구도 없고, 애들이 자기를 끼워주지도 않는다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까지 했었다.
정말 엄마인 난 아이가 이대로 중학교를 중퇴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며 지낸 세월이었다.
어찌어찌 중학교를 마치고, 올해 여고에 입학했는데, 학교를 3일 나간 아이는 또다시 나한테 힘듦을 호소했다.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자기는 먼저 어떻게 말을 걸어야될지도 모르겠고, 이미 애들끼지 다 무리가 형성되어 있다고 했다. 자습시간이나 점심시간등 남는 시간에 혼자서도 괜찮은 척 하면서 보내는 게 너무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도대체 요즘 아이들은 친구사귀기가 이렇게나 힘이 드는 것일까?
우리딸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일까.
왜 그리 서로 편을 가르고, 그 편에 속하지 않으면 배타적으로 대하는 것일까.
이 책은 5명의 작가가 10대 청소년을 소재로 쓴 단편소설집이다.
내 아이가 그래서였을까.
유난히 <껍데기는 하나도 없다>와 <주술사의 시간>이 관심이 갔다.
둘다 학교폭력을 겪거나 겪었던 아이가 주인공이다.
이야기들도 좋았지만, <껍데기는 하나도 없다>의 작가의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다.
불행한 청소년 시절을 겪었던 작가 자신이 살아보니 불행한 청소년이 불행한 어른이 되는 건 아니라고 말해주니 희망이 느껴졌다.
불행한 상황이 영원이 바뀌지 않을 것 같지만,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만한 변화도 분명히 찾아온다고.
부디 우리 딸아이를 포함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아이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스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