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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데 꼭 필요한 101가지 물건

[도서] 사는 데 꼭 필요한 101가지 물건

후지오카 미나미 저/이소담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사는 데 꼭 필요한 101가지 물건 : 빈 방에 꼭 채워야 할 물건들 하나씩 들여놓는 여정

 

 

 

규칙은 이렇다.

 

하루에 딱 1개의 물건만 꺼낼 수 있다.

음식물 구입은 괜찮지만 조미료는 카운트한다.

전기, 가스, 수도 등의 기본 시설은 사용 가능하다.

필요한 초기 장비를 최소한으로 설정한다.

기간은 조건 없이 단 100일로 한다.

 

무인도에 뭘 가져갈 거냐고 묻는 대신, 실제로 빈 공간에 100일 동안 물건을 채우는 실험을 하고, 경험과 감상을 글로 옮겼다.

 

책에 등장하는 실험대로 하루에 단 한가지 물건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대상들이 범주에 들까? 각자의 우선순위의 결과는 저마다 다르기에 궁금하다. 나의 결과와 여러분의 결과.

 

작가가 첫날 고른 물품은 무엇일까?

“이불”.

현명한 선택이다.

급작스럽게 사내게시판에 뜨는 발령으로 하루 이틀 사이에 짐을 챙겨서 지방에 내려가 살 집을 구하는 일은 꽤나 힘들다. 정해진 예산내에서 오피스텔을 구하거나 회사 사택에 입주하게 되는데, 텅 빈 공간에 짐을 풀어놓았을 때 이불이 없다면 첫 날의 피곤을 풀 방법이 없다. 부산에 덜렁 떨궈졌을 때 하필이면 태풍이 오던 전날이라 온 몸이 물에 젖으며 오피스텔을 뒤졌던 기억이 오버랩 된다.

 

내 경우를 다시 떠올려보니 갈아입을 속옷과 수건 / 세면도구 / 어라, 스마트폰 충전은 어떻게 하지?

시작부터 난관이다.

 

이불은 현실적인 필요를 떠나서도 낯선 공간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두려움을 감싸주는 포근함을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방이 좁아지거나 어쩔 수 없는 이사의 상황이라면 더욱 초라 해지고 텅 비어 버린 마음을 위로해주는 한마디를 건네며 토닥인다.

안락한 안식처는 어렵던 하루의 고된 순간들을 해방시켜준다.

 

9일째 작가는 “책”을 고른다.

나를 포함해 “책”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손가락에 꼽힐 수가 등장하지 않을까?

태블릿PC를 선택하고 그 안에 책 한 권 다운받는 여유는 가능하지만.

 

한편으로는 제한된 시간과 선택된 물건 속에서 효과적인 부분이 될 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된 놀거리나 볼거리가 없는 진공의 상태에서 책이 주는 교훈과 감동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재미있는 부분은 100일간 하루에 하나씩 물건을 더해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해’ 만족하게 된다는 작가의 고백이다.

매일 쇼핑몰을 기웃거리고 주말 아이 쇼핑에 소유욕은 지옥불처럼 들끓는 법인데, 미니멀리스트의 극한 체험을 하고 나면 오히려 삶을 채우는 물건들은 충분함을 느끼게 되고 오히려 다른 이들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찾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점이 실험을 통해 작가가 느낀 변화였고, 책을 읽다 놀란 대목이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잡동사니로 가득 찬 방안을 떠올려본다.

추억이 가득 묻어나는 굿즈나 사진첩 속의 빛 바랜 사진도 머릿속을 흘러가고, 블루레이나 소설의 즐거운 순간들도 방을 채우는 도구로 오래 오래 보존시켜야한다는 절박한 지킴의 욕구가 불끈. 하지만 살짝 뒤로 물러나보면 즐길 시간도 점점 부족해지고, 대체로 할 수 있는 방법이나 도구들도 새롭게 등장하고 무엇보다 소유 자체에 대한 자기 스스로의 혐오감이 기지개를 켠다.

굳이 이걸 다 방 안에 꾹꾹 담아 놓을 필요가 있었을까?

온갖 희귀한 아이템들이 방안에 장식장에 꽂혀 있어야 삶이 재미있나?

디지털 세상에서는 욕심을 만족시켜주는 컨텐츠의 무한확장도 가능한데 그러잖아도 비싼 서울 땅 -공간의 불균형 적인 소비는 아닌지, 자기에게 질문을 던진다.

수천장의 음반 랙을 자랑스럽게 친구들에게 보여주던 과거의 모습과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투자된 금액. 지금은 스포티파이 하나 월 1만원에 끝나는데 뭐가 효율적인가?

 

후반부에서 작가와 공감을 느낀 제품은 “세탁기”다.

개울가, 한겨울 터진 손등으로 빨래를 해야 했던 할머니와 할머니의 할머니… 

버튼 하나로 척척 어려운 빨래를 해주고 건조까지 해주는 이 기기야 말로 인류에게 최고의 축복 아니겠는가?

 

냉장고도 그렇다.

냉장고 안에서 시들어가는 야채들과 가끔 곰팡이도 피는 걸 보며 이런 음식들을 상온에서 보관하던 과거의 식탁은 얼마나 초라했을 지 아찔해진다.

세상이 멸망하고 나 혼자 살아남는다면 수퍼마켓에 전기만은 무한정 공급되길 바란다. 직접 사냥하지 않아도 2년은 버틸 식량의 보고니까. 윌 스미스도 덕분에 전설이 될 수 있었다.

 

새로운 실험도 괜찮지 않을까?

하루에 하나씩 물건을 빼내는 거다.

100일 정도 빼도 방은 퀭한 모습으로 억울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년동안 꺼내 보지 않는 음반이나 언젠가 쓸 지 몰라 쳐 박아 둔 오디오 케이블을 덜어낸다면 하루의 삶도 조금 숨통을 트이며 여유로운 모습으로 웃어줄 지 모르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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