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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 Blankets

[도서] 담요 Blankets

크레이그 톰슨 글,그림/박여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만남이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꾸기도 한다. 책을 만나는 경우도 있고 영화를 만나는 경우도 있으며 음악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삶을 바꾸게 추동하는 계기는 사람이 저마다 다르듯 온갖 경우의 수가 많다. 사람을 직접 만나서 겪는 변화는 그 무엇보다 강력하다. 게다가 이성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나아가 성년으로 막 진입하려는 시기에 만나는 이성의 힘의 엄청나다. 어려서 겪은 집단 따돌림, 부모의 폭력 등으로 자신감을 잃은 청춘에게 자신의 길을 걷도록 힘을 주기도 한다.

 

크레이그 톰슨의 자전 이야기이다. 어렸을 때는 동생과 한 침대에서 잤다. 동생과 침대를 뗏목 삼아 놀이를 하기도 하며 지내지만 너무 시끄럽게 군다고 아빠한테 골방에 갇혀 지내곤 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을 쓸모없는 형이라 여겼다. 위급한 상황이 되면 형 노릇하는 것들 회피하고, 또 동생이 같이 놀고 싶어 할 때는 버려두고 도망간 적도 여러 번이었다. 답답한 선생님들이 있는 학교에서는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친구들한테 졸라 말랐다고, 아빠가 멕시코 사람처럼 없어 보이게 생겼다고, 엄마가 꼴통 예수쟁이라서 온 동네 사람들이 다 피한다며 거지 취급을 당하고 저능아라는 소리를 들었다.

 

고등학교 성경 캠프에서 레이나를 만난다. 크레이그는 마초 같은 사내애들이랑 어울리지 않고 지낸다. 레이나 또한 특별활동 같은 것을 피해 자연스레 함께하게 된다. 선생들을 피해 단 둘이 눈 내리는 숲으로 피하기도 하고, 예배를 건너뛰고 숨어서 쉬기도 하면서 가까워진다. 캠프가 끝난 뒤에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누다가 레이나의 전화를 받는다. 자신을 보기 위해 640킬로미터 거리를 오다가 폭설 때문에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는 내용이다. 레이나의 방문이 폭설 탓에 좌절된 것을 일종의 도전으로 받아들인 크레이그는 자신의 운명과 정면으로 부딪쳐 보기로 한다. 방학에 2주 동안 레이나의 집에 가서 함께 지내기로 하는 것이다. 그러고는 꿈결 같은 나날들.

 

그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았고,

온전히 여기에만 있고 싶었다.

하지만 잠을 이룰 수 없어 귀를 기울였다.

레이나의 숨소리와 그녀의 심장이 고동치는 소리에.

그리고 영혼이 부드럽게 속삭이는 소리가 방 안을 맴돌았다.

바깥에서 내리는 눈의 기척까지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432 - 435쪽)

 

집으로 돌아온 크레이그는 그 동안 소홀했던 동생에게 관심을 둔다. 레이나와 전화 통화를 하며 사랑을 속삭인다. 그러나 레이나는 현실에 허덕거리며 크레이그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고 크레이그도 눈을 돌려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된다. 레이나에게 전화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그 동안 레이나한테 받은 편지며 사진이며 옷이며 추억거리를 다 불태운다. 오직 하나 레이나가 직접 짜서 만들어 준 담요만은 태울 수가 없다. 대신 그것을 커다란 비닐 봉투에 담아 골방에 집어넣는다. 그러고는 스무 살 생일을 맞은 직후 부모 집에서 나온다. 이제 홀로 독립하여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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