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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보는 마음

[도서] 생명을 보는 마음

김성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김성호 선생을 처음 만난 지 10년이 되었다. 워낙 첫 만남이 강렬해서 선생을 생각하면 그때가 먼저 떠오른다. 20111014, 선생은 어린이문학을 하는 작가들 앞에서 새를 어떻게 관찰했는지 이야기했다. 생명을 보는 마음이 얼마나 절절한지 섬세한 감성으로 조곤조곤 보여주었다. 생명의 세계가 얼마나 엄숙하고 아름다우며 감동인지 뛰어난 문학 감수성으로 작가들을 주눅 들게 했다. 그러다 보니 그날 행사 사회를 본 동시를 쓰는 시인은 선생 때문에 앞으로 시를 쓸 수 없겠노라며 투정 섞인 고백을 했다. 선생의 생명을 보는 마음과 글이 진짜 문학 같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선생의 그러한 마음과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큰오색딱따구리 어린 새 둘째마저 둥지를 떠나 마침내 둥지가 비던 날 많이 울었다.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았던 것에 대한 죄송함과 아비로서 해야 할 일을 온전히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미안함의 눈물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떠나 다시 오지 않았어도 나는 그 빈 둥지를 완전히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 서성이며 한 달이 지났을 때 큰오색딱따구리의 둥지가 말벌의 둥지로 바뀌는 것을 보았다. 이제 둥지는 큰오색딱따구리 어린 새 둘을 키워 내는 공간을 넘어 단체로 생명을 키워 내는 공간이 되고 있었다. 충격이었다. 우리의 모습과 다르게 자연에서는 그 어느 것도 허투루 버려지지 않고 온전히 다시 쓰이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52)

 

선생은 큰오색딱따구리와 함께 5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했다. 새벽 4시면 일어나 늦어도 5시면 움막에 들어섰다. 봄날 새벽 5시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어둠이 되어 저들의 하루를 기다렸다. 하루종일 움막에서 큰오색딱따구리를 보고 기록하며 지내다 어둠이 내린다 해도 바로 철수하지 않았다. 어둠이 깊어질 때 다시 어둠이 되어 움막을 조용히 빠져나왔다. 그렇게 50일 동안 큰오색딱따구리와 동행하고 그들이 떠난 뒤에도 떠나지 못하는 마음. 한 달 동안이나 큰오색따구리가 떠난 둥지를 서성이는 마음이야말로 선생이 생명을 보는 지극한 마음의 좋은 사례다. 선생은 기록하는 과학자인 동시에 문학가의 지극정성 마음을 갖고 있다.

 

새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 생명, 특히 다른 새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내 경험에 따르면 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암수도 구분하며 저들의 섬세한 습성까지 안다. 게다가 자신의 생명을 앗아 갈 수 있는 맹금류를 비롯한 천적에 대해서는 훤히 꿰고 있다. (79)

 

식물의 특징 중 빼놓을 수 없는 하나가 향기다. 그런데 인간에게 향기로운 냄새가 곤충에게도 그런 것은 아니다. 식물은 향기로 곤충을 불러들이기도 하고 내쫓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식물은 움직일 수 없는 몸체를 스스로 지키기 위해 독성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초식동물은 식물의 독성에 대한 방어체계가 발달한 편이다. 그러나 육식동물은 함부로 먹다가 탈이 날 때가 많다.

식물은 적을 속이고, 이용하고, 배신하고 끝내 동맹을 통해 공생하는 등 다양한 생존전략을 구사한다. 자신이 생장하기 위해 뿌리에서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다른 식물은 자라지 못하게 하는 화학전을 벌이는가 하면, 해충의 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또 다른 곤충을 경호원으로 고용하는 식물도 있고, 병원균의 확산을 막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자폭을 선택하는 식물도 있다.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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