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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

[도서]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

김용만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하늘

 

 

수선화 곱게 핀

이른 아침

마당에 뿌려준 새 먹이를

직박구리가 홀로 먹습니다

 

한 입 먹고

하늘 한 번 쳐다봅니다

 

나는 고개 박고

밥 먹는데

 

하늘 나는 새들은

하늘에 인사할 줄 압니다

 

하늘 향해 고맙다 합니다

 

그래야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시인의 이력이 간결하다. 단 한 줄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임실에서 태어나 완주에서 산다”. 자신을 드러낼 만한 것이 태어나고 사는 곳밖에 없는 것일까. 보통 학력이나 문단에 나온 이력을 쓰건만 일체 군더더기가 없다. 시를 통해서야 시인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알 수 있다. 시인은 하루를 못 버티고 다들 떠난 / 마찌꼬바 용접사로 삼십여 년 살았다 / 노동이 아름답다는데 나는 신물이 났다고 한다. 몸마저 병이 들었다. 그래서, “평생 그리던 시골집 하나 사” (귀향 ) 산골에서 살고 있다. 이른 아침이면 마당에 새 먹이를 뿌려준다. 한 입 먹고 하늘 한 번 쳐다보는 새, 하늘에 인사할 줄 아는 새, “가벼워지기 위해 / 뇌의 크기를 줄이고 / 뼛속까지 비”(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우는 새는 시인이 닿고자 하는 모습이다.

 

산골에서 사는 시인의 풍경이 간결하다. 십자가도 없고 / 마트도 없고 / 치킨집은 없지만 달은 밝고 / 높은 산과 나무들은 많은 곳에서 만나는 사람 없어 / 산 보고 / 메리 크리스마스”(메리 크리스마스 ) 인사하며 지낸다. “깐닥깐닥 / 산비탈에 들깨 모종 붓고 / 해 지면 일찍 자리에드는 또랑 건너 오두막 노부부에게 수박 드리고 들기름 한 병 얻으며 높은 산 보고 / 낮게 사는 법을 배”(산중 풍경)운다. 간결한 삶은 따숩다. 늦가을 햇살처럼 따숩다. “학동마을 지나 / 다자미마을까지 / 먼 산 바라보며 / 깐닥깐닥 걸었다 // 욕심 없는 산천 / 등이 오래 따숩다 // 늦가을 햇살 같은 / 가지런한 이 가난 // 얼마나 / 간결한가”(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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