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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산책

[도서] 소리 산책

폴 쇼워스 글/알리키 브란덴베르크 그림/문혜진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는 소리(sound)와 풍경(landscape)을 더한 말로 소리 풍경으로 옮길 수 있다. 캐나다의 작곡가인 머레이 셰이퍼가 정립한 용어로, 소리를 단순한 물리가 아니라 문화 가치를 담은 것으로 인식하는 개념이다. 소리에는 계절 변화가 담겨 있기도 하고, 지역이나 개인 삶과 역사가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현대인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급변하는 음환경의 세계에 살고 있다. 눈을 밟는 소리, 계곡에 울려 퍼지는 교회 종소리, 혹은 짐승이 갈대 사이를 오가는 소리 대신 자동차 소리 같은 문명의 소리가 지배한다. 그렇더라도 귀를 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귀 세척(Ear Cleaning)을 할 수 있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침묵을 존중하는 것이다.

 

소리 산책(Soundwalks)은 소리 풍경을 만나는 지름길이다. 그동안 우리는 눈으로 보는 것에 익숙하다. 눈으로 보는 풍경에 집중되어 있고 이미지화되어 있다. 그러나 소리 산책에 나서는 길이 어렵지 않다. 그저 귀를 활짝 열고 걸으면 그만이다. 눈을 감을 필요가 없다. 다만 입은 닫는 게 좋다. 입을 닫고 눈과 귀, 모든 감각을 열어놓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러고 보면 강아지 줄을 잡고 아빠랑 함께 소리 산책을 나서는 는 그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소리 산책을 한다고 하여 새로운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익숙한 동네를 걸으며 소리에 귀 기울일 뿐이다. 그게 잔디 깎는 기계 소리라도, 스프링클러가 돌아가는 소리라도, 자동차 소리라도, 자전거 벨 소리라도, 제트기 소리라도 상관없다.

 

아빠와 나와 메이저는 가끔 공원에서도 소리 산책을 해요.

공원은 조용해요.

길에서와는 다른 소리가 들리지요.

 

아빠와 나는 오솔길을 걸어요.

나는 말하지 않아요. 조용히 듣지요.

아빠의 구두가 오솔길을 걸어요.

 

아빠가 신은 똑같은 구두라도 동네 길을 걸을 때랑 공원을 걸을 때 소리가 다르다. 동네에서는 뚜벅 떠벅 뚜벅 떠벅 소리가 난다면 공원에서는 차박 자박 차박 자박 소리가 난다. 공원에서는 비둘기와 오리의 지저귐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날개가 파닥이는 소리, 푸르르르르 포르락 푸르르르르 포르륵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오리가 내는 소리, 꽥꽥 꽉꽉 꽥꽥 꽈아악 꽈아악 꽈아악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딱 딱 딱 딱 딱 나무 위에서 내는 딱따구리 소리도 찌릭 찌릭 찌릭 풀밭에서 내는 귀뚜라미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와 꽃밭에서 내는 벌들의 소리는 또 얼마나 감미로운지. 소리 산책은 정말 근사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마음만 먹고 고요히 귀를 기울이면 언제나 새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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