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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귀신

[도서] 나는 귀신

고정순 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귀신은 사람이 죽어서 된 어떤 상태를 가리킨다. 우리 민족은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귀신한테서 찾는 경우가 있었고 그것은 고스란히 우리말에 스미어 있다. 이를테면 귀신도 곡할 노릇이다”, “귀신도 속이겠다”, “귀신같이 잘한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귀신은 경문에 막히고 사람은 경우에 막힌다”, “귀신 듣는 데서는 떡 소리도 못한다”, “귀신도 모르는 제사같은 말들이다. 귀신이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귀신의 종류도 다양하여 처녀귀신인 손각시, 총각귀신인 몽달귀신, 비명횡사한 영산 등 셀 수 없이 많다. 귀신이 죽은 사람만을 뜻하지 않았다.

 

여기 점차 죽어가는 아이가 있다. 언제나 큰 소리로 말하지만 엄마 아빠는 아이의 말을 듣지 않는다. 아이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고 자신을 돌봐주는 절대적인 사람들이 자기의 말을 듣지 않는다. 엄마 아빠는 자기들끼리 서로 소리내기 바쁘다. 아빠는 확성기를 대고 소리 지르고 엄마는 악기를 연주하느라 정신이 없다. 가족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아이. 죽어갈 수밖에 없다. 친구들도 아이의 말을 듣지 않는다. 놀이터에 가면 아이들은 훌라후프를 돌리며 즐거워하는데 아이는 멀리 떨어져 혼자 있다. 아이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친구들이 이름을 부르지 않으니 아이는 훌라후프를 돌릴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점점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누가 아이를 불러주면 좋으련만 아무도 그러지 않는다. 그때 소리가 들린다.

 

나랑 놀래? 귀신이 되는 법을 알려 줄게.”

 

아이를 살리는 말이다. 나랑 놀래? 그 한 마리가 아이를 살린다. 소리의 주인공은 귀신 아이. 귀신 아이는 아예 귀신이 되는 법을 알려준다. 깜깜한 밤에 하늘을 신나게 날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줄도 알며, 바라는 모습으로 맘껏 변할 수 있게 한다. 아이는 귀신 아이와 함께 숨바꼭질도 하고, 시소도 타며, 날마다 신나게 신나게 논다. 같은 처지가 되어 함께하기, 그것만큼 아이를 살리는 것이 있을까. 귀신 아이 덕분에 아이는 예전의 자신처럼 다른 아이들 눈에 보이지 않는 친구를 볼 수 있다. 아이에게 손 내밀어 귀신이 되는 법을 알려준다. 점점 많아지는 귀신,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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