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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딱이야

[도서] 지금이 딱이야

최은숙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알고 보니

 

 

올봄에도 아이들이 쑥 뜯으러 나올 거라고

동네 어른들은 둑길에 제초제를 뿌리지 않았습니다

쑥 뜯는 동안 자동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은 것은

다들 뒷길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공부 안 하고 놀러 나온 게 좋아서

장난치고 도망가고 야단법석

그래도 쑥이 모자라지 않았던 것은

방앗간 사장님이 뜯어 놓았던 쑥을

한 소쿠리 보태 주셨기 때문이에요

 

학교 앞 솔로몬문방구랑 스마일분식, 독립상회까지

떡을 돌리고도 전교생이 실컷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엄마들이 쌀을 듬뿍듬뿍 퍼 주셨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선생도 자라고

마을은 깊어 갑니다

 

 

최은숙 시인은 교사다. 시인과 교사 정체성 중 어느 게 진짜 최은숙일까 싶을 정도로 시인과 교사 둘 다 잘 어울린다. 인용한 시를 보면 초등학교 선생님 같다. 초등학교에서도 저학년 아이들이랑 동네에서 쑥을 뜯어 떡을 해 먹는 것 같다. 선생님 반 아이들만 쑥떡을 해 먹는 게 아니다. 이미 몇 년째 봄 잔치를 해 온 덕분인지 동네 어른들은 둑길에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쑥 뜯는 동안 자동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는다. 방앗간 사장님은 뜯어 놓았던 쑥을 한 소쿠리 보태 준다. 이런 까닭에 학교 앞 솔로몬문방구랑 스마일분식, 독립상회까지 떡을 돌리고도 전교생이 실컷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선생님 반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아니라 중학생이다. 무서운 중딩들이랑 이런 일을 벌이고 있다. 중학생 아이들과 즐겁게 노는 선생님!

 

선생님의 교실을 보면 더욱 즐겁다. 선생님은 지각하는 아이를 세워 놓지 않으신다 / 선생님도 종종 지각하시기 때문이다 / 우리가 졸면 책을 덮고 오 분간 재워 주신다 / 그리고 우리보다 더 빨리 주무신다 / 도대체 우리 선생님은 선생님 같지 않다 / 우리보다 쪼끔 더 알아서 우리를 가르치시는 거다 / 어떤 때는 모른다고도 하”(선생님은 우리한테 딱이다)신다. 선생님 같지 않은 선생님이라 느낄 때 아이들은 마음을 열게 되지 않을까. 수업 시간에 함께 잠을 자고 난 뒤 , 침은 안 흘렸지? 흐흐흐” (비밀) 웃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동무나 마찬가지로 다가오지 않을까. 선생님이 보는 교환 일기에도 솔직하게 쓰지 않을까. 당연히 중2병 없는 중학생이 되지 않을까. 선생님은 아이들 동네의 눈 깊은 선생이자 어른이며 동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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