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950년대의 역사를 다룬 이 책에서 언급된 책들은 다양하게 등장한다. 이 중에서 문학 위주로 함께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 책 위주로 꼽아 보았다. 문학이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을 반영함에 착안하였는데, 낯설지 않은 작품들이 많아서 한 번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1. 아서 밀러의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 [시련]
아서 밀러는 이 책에서 마릴린 먼로의 남편으로도 등장한다. 더불어 그의 작품 역시 당시의 상황과 연관지어 읽어볼 수 있는 책으로 소개되고 있다. 두 편 모두 희곡으로서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은 이미 읽어본 책이었는데, 말 그대로 세일즈맨에게 닥친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가정의 해체가 비극적으로 다뤄진 작품이라 기억에 남는다. [시련]은 이 책에서 [크루서블]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아마도 [크루서블]은 [시련]의 공연 이름이 아닌가 생각된다. 미국의 그 유명한 '세일럼'의 마녀재판을 소재로 하여 당시 매카시즘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확실히 그 시기를 이해할 수 있는 아서 밀러의 대표작이 아닐까 생각된다.
2.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한 번쯤은 들어본 그들의 작품이지만, 정작 읽어본 적은 없다. 이들과 작품들은 이 책에서 '비트세대'의 출연과 더불어 언급된다. 도시문명에 반감을 품고 있었으며, 개인적인 각성을 통해 자유와 진리를 찾겠다는 구도적인 삶의 태도를 지향하던 비트세대는 훗날 히피의 원형이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주도하고 그것을 다룬 작품이 바로 이 두 작품이다. 특히 [길 위에서]는 이들 세대의 복음서와 같았으며, [호밀밭의 파수꾼] 역시 존 레논을 살해하기 전에 마클 채프먼이 읽고 있었던 책으로 유명해졌는데, 이 책도 당시 미국의 비트세대와 히피가 활동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기에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3. 박완서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한국전쟁 이후에 한국에서 나타난 경제는 바로 'PX경제'라는 용어로 대변될 수 있다. 미군의 PX에서 나온 물건들이 뒷거래를 통하여 유통되고 있었던 이 시기는 바로 우리의 험난한 역사를 그대로 잘 드러내고 있는 셈이었다. 박완서 작가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그러한 부분이 오히려 직접적인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시기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에서도 언급된 것 같다.
4. 존 하워드 그리핀의 [블랙 라이크 미]
백인임에도 불구하고 약물을 이용하여 피부색을 검은색으로 만들어서 흑인 행세를 한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를 통하여 남부 백인들의 인종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에서 다루는 미국의 인종차별을 엿볼 수 있다. 훗날 [블랙 라이크 미]의 저자는 같은 백인들로부터 협박을 받아서 멕시코로 거주지를 한동안 옮겨야 했을 정도로 1950년대의 미국에서는 여전히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각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흑인이 되어 겪은 일들이니 너무나 사실적인 묘사에 그들의 인종차별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었으리라.
5. 데이비드 리스먼의 [고독한 군중]
1950년대에 미국의 풍요 속에서의 고독을 다룬 데이비드 리스먼의 [고독한 군중]은 [미국사 산책 8]에서 다루려는 내용을 직접적으로 다룬 책이었다. 풍요 속의 고독이 모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데이비드 리스먼을 포함한 다양한 당대의 지식인들이 그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번쯤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 등장한 그 시기의 지식인들의 책 중에서 데이비드 리스먼의 [고독한 군중]은 절판되지 않은 채 구입할 수 있어서 언급해 본다.(문학책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