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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롬멜과 북아프리카 전선

- 1941년 2월 12일, 한 남자가 리비아의 트리폴리에 도착한다. 그의 이름은 '에르빈 롬멜'로서 '사막의 여우'라 불리우며 그의 신화가 이렇게 시작된다. 히틀러는 무솔리니가 저지른 북아프리카의 실책을 만회하기 위하여 롬멜을 파견한다. 북아프리카의 사막이 전술적으로는 가치가 없으나, 지중해 연안의 도시들을 빼앗기면 향후 그곳을 발판으로 유럽 대륙에 대한 기민한 작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히틀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리비아가 이탈리아 및 비시 프랑스 정부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독일 입장에서는 이들을 방어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정작 파견된 부대의 규모는 초라했다. 2개의 기갑사단(제15기갑사단, 제21기갑사단)과 1개의 경보병 사단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휘는 롬멜이 맡게 되었지만, 엄연히 북아프리카 전선의 최고 사령관은 이탈리아가 맡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독일 총사령부의 롬멜을 파견한 이유가 영국의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당시 150명의 중대 병력으로 산악지대에서 이탈리아의 1만 병력과의 전투를 통하여 9000명을 포획하고, 북아프리카 파견 이전에 이루어진 프랑스 침공 당시에는 제7기갑사단을 직접 지휘하면서 '유령사단'이라 불리울정도로 신출귀몰한 부대 운용을 보여준 롬멜에게 방어는 취향적으로 맞지 않았다. 실제 트리폴리에 도착하자 그는 직접 정찰기를 타고 북아프리카 전선을 시찰하였으며, 곧바로 공격을 개시한다.

 

 아직 완편되지 않은 그의 부대는 영국에 대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각종 차량에 널빤지를 덮어서 마치 전차와 같이 위장을 하였고, 이들을 동원하여 영국군을 공격하게 된다. 당시 영국은 독일이 북아프리카에 막 배치가 되었기에 적응 기간이 필요하리라 생각하였기 때문에 곧바로 독일의 공세가 이어지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롬멜의 독일군은 이탈리아가 아니었던 것이다.

 

 북아프리카 지역은 대부분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중해 연안의 항구 도시가 주요 거점이 되는데, 이는 배를 통하여 수송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곳의 전투는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다음 거점까지 그대로 밀려버리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제 영국은 자신들이 이탈리아를 단번에 몰아친 거리만큼 그대로 퇴각하게 된다. 모래먼지와 함께 등장한 대규모 독일의 기갑사단 앞에서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전부였다. 물론 그 대부분이 독일의 위장된 전차였지만.

 

 롬멜은 이제 방어 차원에서 아예 영국의 이집트를 목표로 진군하게 되지만, 그 역시 이집트를 점령하기 위한 관문이었던 토부룩 전투에서 결국 그동안의 진격을 멈추게 된다. 그의 전술과 기만작전에 의하여 이탈리아가 상실한 지역을 회복하고, 영국의 오코너 중장까지 포로로 잡았지만, 토부룩의 강력한 방어라인은 그의 지친 병력으로 쉽사리 뚫을 수 없었던 것이다. 또한 영국 역시 이집트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대규모의 강력한 반격을 가하였기에 롬멜 역시 다시 왔던 경로로 그대로 퇴각해야 했다.

 

 하지만 롬멜은 재정비하고 1941년 6월 14일 리비아의 할파야에서 88mm대전포의 교묘한 배치를 통하여 다수의 영국 전차를 격파시켰으며, 1942년 일시적으로 본국으로부터 원활한 보급이 이루어졌기에 다시금 영국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의 기만 및 기동 전술은 영국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었고, 결국 6월에 토부룩을 점령하면서 막대한 탄약과 장비를 노획하면서 이집트 점령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롬멜의 맞수라 불리운 영국의 버나드 몽고메리는 더이상 롬멜의 기만 작전에 이끌리지 않으면서 착착 물자를 비축하여 준비를 한 후에 단 번의 전투에서 결국 독일에게 궤멸적인 타격을 입히는데, 이것이 바로 '엘 알라메인' 전투였다.

 

 이후 독일은 더이상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공세를 취할 수 없게 된다. 더구나 롬멜이 지병으로 인하여 본국으로 송환된 이후에는 독일 아프리카집단군은 점점 수세에 몰리게 되고, 결국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은 독일로부터 북아프리카 일대를 탈취하게 된다. 그리고, 군 수뇌부가 예측했던 것처럼 연합국은 북아프리카를 기점으로 훗날 이탈리아에 상륙하게 된다.

 히틀러는 스탈린그란드에서 독일 제6군이 고립되어 항복할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롬멜의 부대가 이집트를 거쳐서 러시아쪽으로 진군하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러시아 전선에 모든 물자가 배정되었고, 그나마 그 물량도 지중해를 장악한 영국 해군과 공군에 의하여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말도 안되는 그러한 히틀러의 희망은 망상에 불과한 것이었다.

 

2. 롬멜의 죽음

- 전쟁 막바지인 1944년 롬멜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고, 그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뤄진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사실 히틀러와의 거래에 의한 자살이었다. 슈타우펜베르크에 의한 히틀러의 암살이 미수로 끝나면서 대대적인 숙청이 이루어지는데, 롬멜도 그 암살에 어느 정도 관여하였음이 드러났기에 히틀러는 그에게 죽음을 강요한다. 다만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그가 독약을 먹고 자살하면, 자동차 사고로 처리하면서 가족의 안위를 보장한다는 조건을 내걸게 되고, 롬멜은 그 조건대로 자살을 선택한 것이었다.

 보급을 무시한 그의 전술이 최근 비판을 받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군인으로서 군과 국민, 심지어 적군이었던 영국마저 경의를 표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의 죽음은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 그나마 죽기 직전에 독일의 패전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다는 점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2

존 톨랜드 저/민국홍 역
페이퍼로드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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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ne518


    롬멜이 히틀러와 거래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니 몰랐습니다 이름만 한번 들어보고 다른 일도 그렇게 잘 알지는 못했네요 롬멜이 죽고 식구들은 괜찮았을지... 히틀러가 그 약속이라도 지켰다면 괜찮았을 텐데... 싸우려고 할 때는 밀고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준비도 해야 할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 싸움이 아니더라도...


    희선

    2019.06.13 01:5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네, 식구들은 그래도 안전을 보장받았습니다. 나중에 롬멜 장군의 아들은 전쟁 이후 독일의 한 도시의 시장으로도 활동을 하였거든요. 롬멜에 대한 국민의 신망이 컸기에 히틀러도 섣불리 대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가능했죠.
      롬멜의 전술이 당시 부족한 보급이라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방어가 맞는데, 자신이 판단하기에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생각과 함께 전투에 임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기동과 기만이라는 자신의 전술로 그러한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였으니 그의 모험이 통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오로지 신화로서만 일컬어지니 그에 대한 비판의 의견이 슬슬 제기되고 있다라고 보여집니다.

      2019.06.13 08:48
  • 파워블로그 시골아낙

    사막의 여우로 유명한 롬멜, 그런 내용의 영화를 본 것도 같은데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네요. 저도 연합군을 물리쳤다고만 알고 있었고 그 이후의 삶은 잘 모르는데 인물에 대해 세세하게 알아보는 책찾사님의 탐구정신을 배워야겠습니다.

    2019.06.13 08:5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관심있는 분야라서 이러한 내용들은 좀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많더라구요. 과거 롬멜의 신화에 심취한 적이 있어서 그 때의 기억을 간략히 정리하였는데, 시골아낙님에게 도움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

      2019.06.13 14:37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북아프리카의 독일 롬멜 장군의 기만과 기동 전술을 통한 전차부대의 활약은 영화로도 접하고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어릴 적 제게 신화 같은 존재였던 것 같아요. 그런 전쟁 영웅이 자살로 최후를 맞이했네요. 조국의 패전 전에 생을 마감한 게 군인으로써 그나마 다행이었는지 모르겠어요.

    2019.06.13 13:4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추억책방님도 롬멜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계셨군요? ^^
      책으로 뒤늦게나마 롬멜의 뛰어난 기동, 기만 전술을 보면서 독일군을 응원하기도 했던 저 역시 그에 대하여 관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렇게 많이 언급되지는 않아서 안타깝더군요. 막판에 히틀러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된 부분에서만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가족의 안위를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자결을 선택한 롬멜에게서 위대한 장군의 쓸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한없이 안타깝게 느껴지더라구요.

      2019.06.13 14:41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