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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양면 평사리 - 평사리 들판, 한산사, 동정호, 최참판댁, 박경리 문학관

하동의 오후 여정은 악양면 평사리였습니다. 많이 아시겠지만, 이곳은 바로 박경리 작가의 『토지』의 배경이 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에서 2가지 착오를 빚게 됩니다. 먼저 평사리 들판에 가을걷이가 이루어진 점입니다. 여행을 떠날 때, 가슴 속으로 제발 평사리 들판의 가을걷이가 아직 되어 있지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가는 길에 가을걷이가 된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어서 혹시나 했지만, 평사리에 도착한 순간 저는 거의 가을걷이가 된 들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OTL

 

 

 

우선 차를 '최참판댁' 주차장(주차비 무료)에 주차하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먼저 향한 곳은 바로 '한산사'라는 절입니다. '박경리토지문학관'의 뒤쪽으로 보이는 산에 위치한 이 작은 절은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걸어서 약 20~30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는 곳이어서 먼저 그리로 향하였습니다. 물론 차로도 갈 수 있고, 절 앞에 주차도 가능합니다.

 

 

한산사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평사리 들판과 우측의 섬진강입니다. 이렇게 보니 딱히 가을걷이로 인한 황량함은 느껴지지가 않네요.(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그리고, 요즈음은 모래톱을 보기 힘든데, 섬진강에서는 쉽게 볼 수 있었네요.

 

 

 

한산사는 이렇게 작은 절이었습니다. 절 앞에는 이렇게 평사리 일대를 살펴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밖에는 없더군요. 대부분 차를 타고 근처에 새롭게 생긴 '스타웨이 하동'이라는 곳으로 가더군요. 한산사를 바라봤을 때, 왼쪽에 새롭게 지어진 곳인데 카페입니다. 요즈음 블로그로 검색하면 항상 등장하는 곳인데, 거기에서도 평사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고, 아무래도 섬진강쪽 뷰가 더 잘 나오는 것 같더라구요. 요즈음 각 지자체에서 뷰가 좋은 곳을 선정하여 '사타웨이', '스카이' 등과 같은 이름으로 카페가 지어지는데, 저는 한산사에서의 감상으로도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한산사에서도 이렇게 평사리의 풍경을 감상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저기 보이는 연못(호수?)은 동정호입니다. 백제를 치기 위하여 건너왔던 소정방이 중국의 동정호를 닮았다고 해서 동정호라고 합니다.(근데 소정방이 하동까지 왔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들판 가운데에 '부부송'이라 불리우는 한 쌍의 소나무가 있었습니다. 10배줌으로 당겨서 찍은 모습입니다. 가을걷이가 되지 않았다면 들판에 벼로 꾸며진 글자를 볼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주 일부분만 남아 있었습니다.

 

 

 

제가 한산사에 온 이유는 바로 한산사의 오른편쪽으로 난 숲길을 걸으면 '고소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트레킹 책에서 소개된 곳이어서 이곳을 가보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곳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이렇게 좋은 전망이 나옵니다. 하지만 숲길을 걷다가 2번째 착오가 발생합니다. 바로 '고소성' 가는 길이 폐쇄된 것이었습니다. OTL

플랜카드로 길을 살짝 막아놔서 마음만 먹으면 다녀올 수 있었지만, 아쉬움을 접어두고 발길을 되돌렸습니다.

 

 

 

 

한산사에서 내려와서 길건너의 동정호로 향했습니다. 여기에서도 핑크뮬리를 볼 수 있었는데, 이날 바람이 불어서 다들 누운 채로 찍혀 있네요. 길을 사이에 두고 연못이 있고 그 건너편은 습지 형태로 만들어 놓은 두꺼비 서식지였습니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두꺼비는 볼 수 없었지만, 가끔 두꺼비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처음에는 오토바이 소리로 착각할 정도로 묵직하더군요.

 

 

 

 

동정호 가운데 출렁다리로 연결된 작은 섬이 있는데, 그곳에도 핑크뮬리를 심어 놓았네요. 바람이 다소 불었지만, 파란 하늘과 따뜻한 햇살 때문에 오히려 온기도 느낄 수 있는 바람이어서 이래저래 가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멀리서 본 부부송을 가까이 가서 찍어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멀리서 보는 모습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이후 평사리 들판으로 난 길을 여기저기 걸어보았습니다. 가을걷이가 되지 않았다면 좌우로 황금벌판을 볼 수 있었는데, 아쉬웠네요. 원래대로 2주전에 휴가를 왔으면 볼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이제 최참판댁으로 향했습니다.(입장료 : 2,000원) 박경리 작가의 '토지'의 배경을 재현한 곳이었는데, 아직 이 작품을 읽어보지 못하여 이곳의 의미를 완전히 느낄 수 없었지만 구석구석 가을의 분위기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참판댁이라 불리우는 곳에서의 풍경입니다. 이곳에서서도 평사리 들판을 감상할 수 있었고, 또 앞마당의 아름드리 나무(상수리 나무였습니다.)도 참 인상적입니다.

 

 

 

 

 

 

최참판댁도 꽤 볼만한 풍경들이 많았습니다. 가을과도 잘 어울리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마지막 문 와주의 나무는 팽나무라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바로 옆에 있는 '박경리토지지문학관'이었습니다. 실내에는 생전 박경리 작가의 모습과 목소리, 그리고 [토지]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작년 남원의 '혼불문학과'이 떠올랐네요. 언젠가는 이 두 작품들을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하게 됩니다.

 

2. 쌍계사

마지막 여정은 쌍계사입니다. 그 유명한 하동의 벚꽃십리길이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라고 하는데, 가을의 쌍계사는 또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입장료(2,500원)를 내고 조금 길을 걷다 보면 이내 '일주문-금강문-천왕문'을 거쳐 쌍계사에 이르게 됩니다.(사진에서 일주문은 없습니다.) 그런데, 쌍계사에서 단연코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천왕문을 지나자 계단 위로 나타나는 '구층석탑'입니다. 이 탑은 석가여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인데, 탑으 1987년에 시공되어 1990년에 완공된 탑이었습니다. 예전에 지어진 탑이 아니라 불자의 시주로 지어진 현대의 불탑입니다.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과 유사한 형식으로 지었다고 하네요.

 

 

 

  

 

 

 

 

 

 

절이 좋은 이유는 절의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계절과 자연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곳 쌍계사가 완전히 가을로 물든 것은 아니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든지 가을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제가 간 날은 문화제를 보수한다고 좀 시끌벅적했다는 점입니다. 아, 그리고 쌍계사를 지나쳐 '불일폭포'까지 가는 코스가 있는데, 가는 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네요. 왕복 3시간인데, 너무 늦어질 것 같아서 저는 쌍계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특이하게도 '쌍계 초등학교'라는 간판이 보여 그 길로 잠깐 가보았습니다. 쌍계사 매표소를 지나 왼편에 난 길인데, 이곳에 초등학교가 있다니 신기해서 가보았는데, 의도치 않게 이렇게 작은 차밭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차라고 하면 전남 보성을 떠올릴 수 있지만, 하동 역시 여러군데 차밭이 있어서 다원들도 꽤 많았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가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하동에 오게 된다면 이런 차밭을 찾아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쌍계사를 마지막으로 하동 여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후 화개장터를 거쳐 구례와 남원으로 해서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말로만 듣던 화개장터에 잠깐 내리고 싶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그냥 지나쳐버렸네요. 가는 길에 섬진강을 계속 볼 수 있었는데, 구례쪽이 폭우로 인하여 많은 피해를 입은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더군요. 강 유역에 나무들이 많이 쓰러져 있었으니까요. 쉽지 않겠지만 그 상처들이 어서 빨리 복구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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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와~~~~~~~~~~~~~~~~~~ 정말 "와"라는 감탄사만 절로 나오는 글과 사진들입니다.
    하늘의 파란색(특히 파란색이 빛과 어울려서 만들어내는 색감이 예술입니다)과 한산사, 고소성, 가을걷이가 끝난 황금들판, 처마끝 옥수수 금빛 알갱이들, 모든 순간들이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정말 몇 차례 말씀드렸지만. 여행 산문, 여행 기자 등을 해 보셔도 손색이 없으실 것 같습니다.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떤 감각으로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지만.
    사진 색감, 구도 등이 전문성을 느끼게 하고. 글의 내용에서는 체험의 진정성이 느껴져서 넘넘 좋습니다.

    1박2일 트레킹 북, 1박 2일(또는 2박 3일)주말 여행 가이드 북을 만드셔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여행에서 만나는 역사이야기 콘셉- 지금 포스팅처럼 역사의 한 장면 에피소드 (이거 책찾사님이 가장 잘 하실 것 같은) "동정호 이야기" 같은 것들을 함께 실어 두시면 넘나 재미나는 여행가이드북이 될 것 같습니다

    2020.10.25 14:5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찻잎향기님의 말씀처럼 이날 파란 하늘 때문에 모든 풍경들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하늘을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더 잘 나오는 것 같았어요. ^^

      아마 이곳에 가면 누구라도 좋은 사진을 찍으실 수 있으셨을 거에요. 저야 뭐 그냥 스마트폰으로 여기저기 많이 찍어서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만 올리는 것이 전부라서 찻잎향기님의 과찬에 그저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동정호 이야기"는 이곳에 대한 소개글에서 읽었는데, 소정방이라는 인물이 언급되어 잠시 역사적인 내용과도 한 번 연결시켜 보았습니다. 백제를 멸망시킨 이후에 신라로 향하는 여정 중에 하동을 들른 것인지 아니면 그냥 민간에 전해오는 내용인지 긴가민가 해서요. 향토 사학에 나름 관심이 있지만, 책으로 쓸 수준은 아직 아니지만 그런 꿈을 갖고 여행을 다녀보면 점점 좋아지겠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찻잎향기님 ^^
      참고로 남원IC로 못빠져 나와서 인월쪽에 있던 동남원 IC로 나오면서 찻잎향기님을 떠롤렸네요. ^^

      2020.10.25 18:02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인월 ^^ 저를 아는 이들은 "인월"이라는 지명을 보면 꼭 저를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게 좀 '남원 인월댁'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나 봅니다 ^^

      동정호 이야기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경관이 뛰어나거나 호연지기가 엿보이는 곳에서 대개 선인들이 중국의 사상가 또는 중국의 이야기를 많이 알다보니 연결 짓는 일화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정철의 관동별곡에서도 곳곳에서 중국의 고사, 시인들, 인물 등이 등장하는 것 보면은요 ^^

      2020.10.25 20:53
    • 파워블로그 책찾사

      저도 인월이라는 지명은 찻잎향기님 덕분에 알게 되어서 인월을 찻잎미경님과 연결지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한때 소중화사상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감안한다면 확실히 찻잎미경님 말씀처럼 중국과 연결짓는 것이 빈번하게 이루어졌을 것 같습니다.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있을 정도이니 충분히 개연성이 있어 보이네요.

      2020.10.26 23:57
  • 파워블로그 march

    평사리와 쌍계사까지 다녀오셨군요. 여름날 땡볕에 평사리 가서 정말 힘들었는데, 가을 분위기 너무 좋네요. 쌍계사와 화개장터 사이에 있는 국민학교를 다녔어요. 쌍계사는 자주 놀러가는 곳이었는데 따로 소풍갈 곳이 마땅치 않으니 쌍계사와 섬진강이 주 소풍지였네요. ㅋㅋ 십리벚꽃 피면 이모들, 삼촌들 친척들이 놀러와서 같이 올라가곤했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통 갈 수가 없어요. 유명 관광지가 되어 차가 막히니 미리 포기해버리거든요. 2년 전 가을에 피아골 연곡사 들렀다 쌍계사는 문앞까지만 다녀왔었는데 가보고싶어집니다. 책찾사님의 하동 여행 덕분에 저는 아주 오래전으로 추억여행을 하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찻잎향기님 말씀처럼 여행서를 내셔도 좋을듯해요. 뭘 하든 똑부러지게 하는 책찾사님~~

    2020.10.25 17:4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여름에는 들판이 초록으로 물들어 있었을 것 같네요. march님 말씀대로 여기에는 그늘이 질만한 곳이 없어서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조금 힘들 수도 있겠네요. 쌍계사를 자주 가시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그리 크지 않지만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여차하면 안쪽에 있는 불일폭포도 갈 수 있으니까요. 하동에 사셨으니 쌍계사와 섬진강이 주로 소풍의 대상이었겠네요. 다른 지역에서는 아마 수학여행으로나마 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가는 길에 피아골 연곡사도 참 고민했는데, 아직 단풍철이 아니고 또 시간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네요. 이걸 핑계로 나중에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겠지요. 내년에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다시 십리벚꽃을 도전해 볼려고 합니다. 사실 길이 좁아서 차로는 거의 힘들 것 같고 화개장터에 차를 대고 쌍계사까지 걸어볼려고 생각중입니다. ^^

      하동에 대한 march님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니 정말 뿌듯합니다. march님 덕분에 하동을 알게 되고 이렇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서 제가 오히려 더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2020.10.25 18:07
    • 파워블로그 march

      전 보성녹차보다는 하동 녹차를 즐겨 마시고 좋아하는데, 오랫동안 살아왔던 땅의 기운과 잘 맞아서겠죠? ^^

      2020.10.25 23:47
    • 파워블로그 책찾사

      그렇죠. 차를 마시면서 고향의 모습도 함께 떠올릴 수 있으니 분명 march님께서는 하동의 차를 즐기실 것 같았어요. 화개에 '쌍계명차'라고 유명한 찻집도 있었는데, 시간상 그냥 지나친 것이 아쉽더라구요. 나중에 가게 되면 한 번 들러볼까 합니다. ^^

      2020.10.27 00:04
  • 파워블로그 산바람

    평사리와 쌍계사는 몇 년 전에 다녀왔는데, 또 다른 곳이 좋은 곳이 많아서 지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어지는 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특히 사진을 멋지게 잘 찍으셔서 더욱 마음을 빼앗기는 것 같습니다.

    2020.10.25 20:0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저는 이번 하동 여행을 통하여 평사리와 쌍계사를 태어나서 처음 가봤습니다. 산바람님 말씀을 듣고 보니 그간 이곳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나 봅니다. 이외에도 하동은 참 볼거리가 많은 것 같은데, 이번에 가보지 못한 곳은 다음에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사진은 워낙에 가을 날씨가 좋아서 잘 찍혔던 것 같습니다. 산바람님께서 가보신다면 또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

      2020.10.2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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