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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 Vol.1

[도서]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 Vol.1

유발 하라리 원저/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다니엘 카사나브 그림/김명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역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같은 선사시대의 인류의 종에 대한 설명이나 '알타미라 동굴 벽화'를 삽화로 하여 선사시대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된다. 모름지기 인류의 발자취를 기록한 것이 역사이다보니 문자와 같이 확실한 기록이 남아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내용들을 역사의 시작으로 그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시기에 해당하는 역사는 유적과 유물, 화석이라는 제한적인 자료에 대한 분석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다양한 의견과 해석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책들에서는 이 시기를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동일한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쑨룽지의 [신세계사]에서는 4대 문명이 강을 낀 평야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기존의 관점에 대하여 산간 지역에서 오히려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는 색다른 의견을 제시했는데,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역시 기존의 관점과는 다른 유발 하라리의 생각과 주장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시리즈라 생각된다.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가장 논쟁적이고 대담한 대서사라는 찬사를 자아낸 [사피엔스]로 인하여 유발 하라리는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그의 또 다른 책 [호모 데우스]는 읽었지만, 정작 [사피엔스]를 아직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시리즈의 출간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총 4권으로 출간될 이 시리즈는 [사피엔스]의 핵심적인 내용을 만화로 보다 쉽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의 첫번째 주제인 '인간의 탄생'"변방의 유인원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는가?"라는 빅 퀘스천을 통하여 다뤄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시작으로 몇 단계를 거쳐서 현생 인류라 일컬어지는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렀다고 생각했지만, 유발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다양한 종과의 경쟁을 통하여 오늘에 이르렀음을 지적한다. 즉,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루소넨시스, 호모 데니소바,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인류의 진화의 각 단계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와 비슷한 시기에 서로 경쟁을 벌인 종이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의 첫번째 주제는 우리가 그동안 간략히 지나쳐버린 선사시대의 호모 사피엔스를 보다 깊게 다루면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의미를 접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너무 빨리 생태계 꼭대기로 도약하는 바람에 생태계가 적응할 시간이 없었다. 이로 인하여 불안한 우린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고 위험하게 굴게 되지. 사실 피비린내 나는 전쟁부터 생태 재난까지 역사의 수많은 불행은 우리가 갑자기 꼭대기로 도약한 데서 비롯된 거야.

 - 책 속의 내용 中에서 -


 보통 큰 뇌와 도구 사용, 뛰어난 학습 능력, 복잡한 사회구조는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것이지만, 인간은 200만 년 동안 여전히 약하고 보잘것없는 생물로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약 7만 년 전 사피엔스가 갑자기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시점에는 인류가 생태계의 꼭대기로 도약하게 되었으며 이는 생태계는 물론 사피엔스에도 많은 변화를 야기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사피엔스가 그들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심지어 뇌도 컸던 네안데르탈인마저 몰아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도대체 그 시점에 사피엔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학자들은 7만 년 전에 사피엔스의 인지 능력에 혁명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유발 하라리는 그러한 인지 능력 혁명으로 인간이 침팬지와 달리 대규모로 협력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주목한다. 무엇보다 언어를 통하여 저마다 의미가 다른 무한한 수의 문장을 만들어 사용함에 따라 주변 세게에 대한 엄청난 양의 정보를 흡수하고, 저장하고 전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개개인으로 본다면 상당히 약한 존재였기에 호모 사피엔스의 인지 능력의 혁명에 따른 대규모 협업을 통하여 생태계의 정점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실제 개인 대 개인으로는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당해낼 수 없었지만, 네안데르탈인은 사피엔스에 비하여 강점을 지녔기 때문에 오히려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사피엔스에게 결국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시점에서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를 '허구의 대가'라는 별명을 부여하면서 대규모 협업 이외에 '허구'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150명 이하에서는 지역사회, 기업, 사회관계망, 군부대 같은 조직들이 친분과 소문 덕분에 잘 굴러갈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이러한 규모는 계급이나 직함,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이 없더라도 무난하게 운영이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피엔스는 인지 능력의 혁명을 통하여 대규모 협업이 가능해졌기에 이제는 150명을 훨씬 뛰어넘는 커다란 사회를 형성하게 된다. 이 때 150명을 넘어서는 인간관계를 결속시키고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허구'이다. '허구'는 거짓말이 아닌 일종의 가공의 현실이다. 사람들이 가공의 현실, 즉 '허구'를 믿게 된다면 '허구'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교회는 공통의 종교적 신화에, 국가는 공통의 국가 또는 건국 신화에, 사법제도는 공통의 범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것들이 바로 '허구'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그토록 신봉하는 돈과 기업 역시 일종의 '허구'로 볼 수 있다. 만약 돈과 기업을 신봉하지 않으면 세계 무역망은 순식간에 붕괴되기 때문이다. 즉 허구는 우리의 필요를 위해 상상해 낸 도구이다. 그리고, 그 허구는 오래전의 사피엔스에서부터 현재까지 앞서 언급한 종교와 법률, 국가처럼 여전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인지혁명 전까지 사피엔스는 그저 동물의 한 종일 뿐이었다. 그러나, 인지혁명 이후 사피엔스는 수많은 가공의 이야기를 꾸며냈고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호모 사피엔스의 발전사는 생물학적 이론이 아니라 비로소 역사의 이야기가 된 것이다. 고인류의 행동 양식이 수십만 년 동안 똑같은 상태로 머문 반면, 사피엔스는 이 시점을 계기로 사회구조와 인간 관계, 경제 활동, 그밖의 수많은 행동을 20~30년 만에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7만 년 전 사피엔스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럽은 물론 추운 시베리아 지역을 관통하여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지역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러한 환경 변화에 재빨리 적응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러한 허구의 위력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모든 곳에 큰 영향을 끼쳤다. 기독교나 프랑스 혁명의 출현을 유전자와 호르몬, 생물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으며 개념과 이미지, 판타지의 상호작용과 같은 것(이러한 것들 모두가 일종의 허구)이 필요한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현대인이 석기시대 사람보다 훨씬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집단을 기준으로 했을 때나 통용되는 것이다. 개개인은 오히려 아는게 더 적다라는 것이다.

 - 책 속의 내용 中에서 -


 현재의 식습관, 갈등, 성생활이 수렵채집인의 마음이 후기산업사회와 만난 결과로 형성이 되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렇다면 후기산업사회 이전까지의 인간이 오래전의 채집생활을 하던 시대의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인류는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은 쉽게 납득할 수 없지만, 생물학적으로도 수렵채집인의 뇌 용적이 지금보다 더 컸다는 사실을 본다면 유발 하라리의 이런 주장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즉, 석기시대에는 개개인이 뛰어난 육체적, 정신적 능력을 가져야 생존할 수 있었지만, 농업이 시작되고 그 뒤에 산업이 시작되면서부터는 타인의 능력에 의존해 생존(분업의 효과로도 볼 수 있다.)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적게 알아도 생존에 큰 문제는 없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화석화된 골격을 보면, 고대 수렵채집인들이 농부가 된 불쌍한 후손들보다 굶저림과 영양실조를 덜 겪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독감과 천연두, 홍역 등의 감염병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 역시 농업혁명으로 동물을 가축화한 때부터로 볼 수 있기에 이런 부분은 시간의 흐름에 인류의 발전이 마냥 정비례했던 것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 인류의 발전 단계 중 하나 또는 현생 인류의 기원으로만 알고 있던 호모 사피엔스를 통하여 우리는 다양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그 호모 사피엔스가 바로 오늘날의 인간 그 자체라는 점은 선사 시대의 사피엔스에 대한 간극을 순식간에 좁히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를 '대륙 간 연쇄살해범'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다시 한 번 그들이 생태계를 어떻게 변형시켰는지를 보여준다. 즉 5만 년 전의 호주의 대형 동물들이 심한 타격을 입고 대부분 멸종하였는데, 이에 관여한 것이 바로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이다. 인지 혁명을 기점으로 전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사피엔스는 변화된 환경에 대하여 빠른 적응과 함께 그 영역을 확장하였는데, 물을 건너 도착한 오세아니아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하였다. 대규모 협력을 통하여 대형 동물들을 사냥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농업을 시작하기 전이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사냥이었지만, 사피엔스의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호주의 생태계는 많은 변화를 겪은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이러한 호모 사피엔스를 현대인으로 치환시킨다. 불을 길들인 일은 원자폭탄으로 가는 중요한 첫걸음이었고, 생존을 위한 사냥으로 생태계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 것은 오늘날 심각한 환경 오염을 야기한 것으로 매치시킴으로써 수 만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가 곧 우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현생인류의 탄생을 짧막한 언급으로 지나친 것을 떠올려 본다면 이 책은 수 만년 전의 사피엔스에 대한 분석이 오늘날의 우리를 이해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허구'를 통하여 사피엔스가 대규모 협업과 그 관계를 유지하며 단속할 수 있었던 것을 통하여 현대인들이 기업의 이윤이나 국가의 영광을 위해 전쟁을 벌이는 것은 곧 '허구'라는 도구의 노예가 되는 것이라고 빗대어 말하는 것이 결코 지나치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은 아닐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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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사피엔스]는 제 예스 장바구에 한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책이었어요. 당시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책의 두께에 부담감을 느껴 끝내 읽지 못한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그래픽 히스토리로 만화로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이 드네요. 인류가 농업을 시작함으로써 많은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인류에게 어두운 영향도 끼쳤군요. 호모 사피엔스를 현대인에서 치환시킨 이야기가 피부로 와닿네요. 이 책 한 번 읽어볼만 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역시나 좋은 책찾사님의 리뷰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주말 보내세요. 책찾사님.^^

    2021.01.16 16:5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저도 추억책방님처럼 [사피엔스]를 정독한 적이 없네요. 언젠가는 읽겠거니 생각했는데, 그 와중에 이 책을 오히려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총 4권으로 기획되어 있어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 두껍지 않으면서도 [사피엔스]의 핵심적인 내용을 차근차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인 것 같아요. 더불어 우리가 알던 기존의 역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어서 이래저래 읽어볼만한 요소가 많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날씨는 참 맑은데, 약간 추운 것 같아요. 추억책방님이 계신 곳은 오늘과 내일 눈 소식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남은 휴일 즐겁고 평온한 시간 보내세요. 추억책방님 ^^

      2021.01.17 14:39
  • 스타블로거 ne518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가 그래픽 노블로 나왔군요 그 책은 두꺼워도 재미있어서 잘 넘어가기는 해요 그래도 그걸 보기 힘든 사람은 이걸 보면 되겠습니다 유발 하라리 책은 두권밖에 안 봤지만... 이 책으로 이름이 많이 알려진 듯합니다 사피엔스가 다른 종을 죽였다고 하다니,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해요 힘을 합치고 여러 가지를 만들고 사람들은 그걸 지켰네요 책은 한권이 아니고 네권으로 나오는군요


    희선

    2021.01.17 02:0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희선님께서는 <<사피엔스>>를 읽어보셨군요? 전 <<호모 데우스>>를 읽은 것이 전부인데, 이 책을 읽으니 오히려 그 원작을 더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확실히 기존의 역사관과는 차별적인 부분이 있어서 역사를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는 총 4권으로 기획되어 있는데, 2023년까지라서 아마 여유를 두고 출간되지 않을까 싶어요. ^^

      2021.01.17 14:43
  • 스타블로거 삶의미소

    한 해에 한 권씩만 나온다니 많이 아쉽기는 한데 이 책이 원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책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책찾사님의 리뷰를 읽다보니 원작의 리뷰를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역시나 책찾사님의 리뷰는 넘사벽임을 또 한 번 깨닫습니다 ^^

    2021.01.19 10:4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저도 그래픽으로 된 이 책이 이렇게 천천히 나온다고하니 출판사에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완간이 되기 전에 원전인 [사피엔스]를 기회가 되면 읽어보려고 해요. 참 많이 언급되고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음에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거든요. 한 번 읽어보고 그래픽으로 만나본다면 더욱 유익할 것 같습니다. ^^

      2021.01.19 12:52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