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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자기 여행 북유럽편

[도서] 유럽 도자기 여행 북유럽편

조용준 글,사진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유럽 도자기 여행] 시리즈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개정 증보판으로 '북유럽 편'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사실 책을 읽기 이전에는 이 시리즈의 취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도자기의 오랜 역사는 동아시아에서 시작되었으며 그 화려한 꽃을 피웠는데, 왜 필자는 도자기라는 테마로 유럽을 여행한 것이었을까라는 의문을 쉽게 떨쳐낼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동양보다 한참 늦게 시작된 유럽의 도자기가 어떻게 오늘날 도자기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는지를 살펴보면서 그 의문을 조금씩 해소할 수 있었다. 비록 동양처럼 길지는 않지만, 동유럽과 서유럽, 북유럽으로 나뉘어 쓰일 정도로 유럽의 도자기 역사는 우리로서는 살펴볼 부분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유럽 도자기와 북유럽 도자기는 특징이 완연히 다르다. 우아한 발레리나와 거친 스트리트 댄서의 대비라고나 할까. 아마도 거친 환경 탓이겠지만, 북유럽 도자기들은 장식미보다 실용성이 훨씬 강조되기 때문에 디자인이 매우 단순하다. 그러나 그 단순하면서도 대범한 디자인이 오히려 오늘날 우리나라 여성들을 매혹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 p. 12 中에서 -


 [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 편]네덜란드에서 시작하여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로 이어지는 북유럽 5개국 도자기 여행에 앞서 북유럽 도자기의 특징을 언급한다.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이라는 것이 그 특징인데, 이는 과거 북유럽의 과거와 현재를 감안한다면 공감할만한 내용이다. 도자기 뿐만이 아니라 북유럽의 문화와 예술 역시 그러한 특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서유럽 편에서는 유럽의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도자기를 다루리라 예상되는 것도 그 환경과 역사와 밀접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케아가 성공 가도를 달리는 것 역시 북유럽 특유의 실용성과 단순함 때문이라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는 북유럽 5개국의 도자기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여행의 시작점인 네덜란드는 북유럽 도자기 역사의 시발점으로 다뤄진다. 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중국에서 물품을 가듣 싣고 돌아가던 포르투갈 상선들로부터 강탈한 청화백자 접시와 사발들은 그동안 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문화적인 충격이자 유럽인들이 대규모의 중국 자기를 접할 수 있었던 최초의 사건이었다. 네덜란드가 역사에서 항로 개척과 동인도 회사 설립을 통하여 활발한 해외 활동을 하는 시점에서 비로소 이들은 중국의 자기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1710년까지 유럽은 자기 생산에 필수적인 고령토의 존재를 모르거나 이를 발견하지 못하여 13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그릇을 굽는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하였으니 그들에게 중국 자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더구나 청화백자의 파란색이 높은 온도에서 휘발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파란 코발트 블루라는 안료가 사용되었다는 점 역시 알지 못하였다. 그러니 중국의 자기는 유럽에서 엄청난 수요를 불러 일으켰으며, 네덜란드는 무역과 해적질을 병행하면서 중국의 자기를 유럽에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런 와중에 네덜란드의 델프트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자기를 모방하기 시작하였으며, 1640년부터 1800년께까지 델프트 도기들은 거의 대부분 중국 자기를 성공적으로 모방할 수 있었다. 이 시기는 중국에서는 명나라 대신 청나라가 들어서는 격변기였기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원활히 자기를 수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 네덜란드로 하여금 자체적으로 자기 생산에 몰두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더하여 '델프트 블루'라는 이름으로 네덜란드 역시 중국의 청화백자처럼 푸른 색을 낼 수 있게 되었으며 오히려 중국과 일본으로 역수출이 될 정도로 네덜란드 도자기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한 것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유럽에서 자기를 타일로 활용하였다는 점이다. 상류층에 멋과 열효율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것이 자기로 된 타일이었는데, 고가임에도 그 수요는 대단하여서 자기로 된 타일마저 여러 디자인의 시리즈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네덜란드에 불어 닥친 튤립 열풍 역시 유럽의 도자기에 영향을 주었다. 이들은 자기로 튤립을 비롯한 꽃을 꽂을 수 있는 다양한 화병을 제작하였는데, 이 또한 유럽의 도자기가 단순한 그릇과 사발, 컵으로의 용도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물론 중국 역시 자기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는데, 네덜란드는 거기에 실용성을 더욱 강화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의 도자기는 불탑을 정교하게 자기로 제작을 하였지만, 네덜란드는 그것을 모방하되 불탑의 각 층에 꽃을 꽂을 수 있게 화병으로 새롭게 제작하면서 자기를 더욱 실용적인 분야로 확장시켰던 것이다. 

 

 덴마크의 자기는 왕실에서 국책 사업으로 도자기 제조를 선정하고 직접 관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775년에 왕실이 관할하는 도자기 공장이 처음 세워졌는데, 이는 1726년에 도자기 공장을 세운 스웨덴과 비교해도 50년이 늦었으며, 다른 유럽의 국가에 비해서 한참 늦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로열 코펜하겐'의 명성은 유럽 4대 명문 브랜드의 하나로 당당하게 자리잡았으니 덴마크의 자기에는 어떤 점에서 강점이 있었던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대목은 바로 '로열 코펜하겐'의 '플로라 다니카 세트'였다. '플로라 다니카 세트'덴마크의 크리스티안 7세가 러시아의 예카텔나 2세에게 보내는 선물용으로 제작된 것인데 덴마크에서 자생하는 2,600여 종 식물을 그려넣어 도자기로 굽는 방대한 프로젝트였다. 비록 중간에 예카레니타 2세가 사망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중단되었지만, 12년 동안의 작업을 통해 1,802개의 플로라 다니카가 만들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덴마크의 자기 역사의 특징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다. 

 

 비록 뒤늦게 자기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다양한 독창적인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자기에 반영하였으며 또한 그것에 영감을 준 것이 덴마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을 비롯한 식물들이었다는 점이다. 실제 플로라 다니카에는 꽃 뿐만이 아니라 버섯 라인도 추가되었는데, 이러한 것들이 도자기의 문양과 그림으로 활용되었으니 덴마크의 심플하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에 관한 아이디어가 자기 산업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로열 코펜하겐'의 제작자로 영입된 카를 마르틴 한센의 피겨린 시리즈 역시 유럽의 자기가 다양하게 활용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카를 마라틴 한센의 피겨린은 '오버 글레이즈' 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유명한데, 이 기법은 도자기에 유약을 바른 초벌구이에 채색하여 재벌구이하는 것으로 반짝거리는 느낌이 없이 더 섬세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을 전달하고 있으니 피겨린의 디자인과 제작 방법에서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된다.

 

 덴마크와 더불어 뒤늦게 도자기 산업에 뛰어든 스웨덴 역시 나름의 도자기 산업을 발전시켰는데, 실용성이라는 북유럽의 감성에 충만한 '구스타브베리'라는 자기 회사의 '릴예블로'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애초 유럽의 도자기가 상류층의 수요를 통하여 발전하였는데, 디너웨어 세트인 '릴예블로'는 '근로자들을 위한 그릇 세트'라는 별명처럼 1900년대 초반의 어려웠던 스웨덴의 상황 속에서 노동자들은 위해 만들어졌다. 그들을 위해 값싸면서도 아름답고 일상에서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간결한 이 도자기 세트는 실용성과 함께 민중 친화의 상징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오늘날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케아'도 이러한 스웨덴의 자기 산업의 민중 친화적인 실용성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앞선 북유럽과는 전혀 다른 결의 자기의 역사를 갖고 있다. 북유럽 중에서도 스스로 자기를 생산한 것이 늦어졌는데, 이는 러시아의 계몽 및 근대화와 관련이 있다. 서유럽을 비롯한 유럽의 대부분의 지역보다 계몽과 근대화 시기가 늦어졌기 때문에 러시아에서의 자기는 오로지 상류층의 수요만이 있었기 때문에 자생적인 자기 생산은 요원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러시아에 남아있는 자기의 대부분은 러시아 황실과 귀족들이 서유럽과 다른 북유럽 국가에 주문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은 이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심지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그 유명한 '에르미타주박물관'에 전시된 것들이 러시아가 아닌 다른 유럽의 국가들로부터 주문하거나 수집한 것들이라고 한다. 물론 책에서는 뒤늦게 러시아가 여러 유럽 국가들로부터 기술을 전시받아 자기 산업을 발전시킨 내용이 등장하지만, 개인적으로 러시아가 가장 마지막으로 농노를 해방할 정도로 근대화가 늦어지면서 자체적인 자기 산업이 여타의 유럽 국가들보다 뒤쳐졌다는 점을 쉽게 떨쳐낼 수 없었다. 

 

 [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 편]은 책의 대부분이 필자가 찍은 다양한 북유럽의 도자기와 관련된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사진을 보는 재미와 더불어 북유럽의 도자기 역사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책으로 집필한 저자에 경의를 표하면서 동시에 도자기에 대한 나의 편견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었다. 또한 도자기에 대한 역사 뿐만이 아니라 도자기로 북유럽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확이었다. 북유럽의 도자기에 대하여 낯설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개정증보판'이라는 것에 걸맞는 다양한 사진들은 보다 쉽게 북유럽의 도자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테니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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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ne518


    도자기도 동유럽 북유럽 서유럽에 따라 다르군요 그렇겠지요 사는 곳이 다르니 다르기도 하겠습니다 북유럽은 단순하고 쓰기에 좋은 거군요 도자기 꽃병이 없는 건 아니지만 모양이 별나네요 탑모양 꽃병을 만들다니... 실제로 보면 더 멋질 것 같습니다 나라마다 도자기를 좋아하게 되고 스웨덴에서는 보통 사람도 쓸 수 있는 걸 만들었군요 그런 게 더 좋겠지요 상류층만 쓰는 건 그렇게 발전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2021.07.07 00:5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네, 유럽 지역별 도자기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어서 참 좋더라구요. 북유럽은 전반적으로 실용적이면서도 화려하지 않지만 심플한 디자인이 더 매력적인 도자기로 유명해진 것 같습니다. 집에서 자기를 그리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유럽의 다양한 자기의 쓰임새를 보고 놀라기도 했구요. 왠지 유럽의 도자리를 보면 청출어람의 경지에 오른 것 같아서 부러움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지더라구요. ^^

      2021.07.07 17:44
  • 파워블로그 산바람

    같이 읽은 책이지만 책찾사님의 잘 정리된 리뷰를 읽으니 다시 한번 정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2021.07.07 18:2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저도 산바람님의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읽으면서 다시 그 내용을 가다듬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바람님 ^^

      2021.07.08 11:44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도자기 하면 유럽이 떠오르는 게 사실인데, 북유럽 도자기 여행 이야기가 재미있네요. 특히 네덜란드의 튤립 열풍이 유럽 도자기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구요. 도자기 이야기를 읽다보니 저희 어머니께서 찬장에 고이 모셔 놓은 고급 찻잔 세트가 떠오릅니다. 귀한 손님이 오면 꺼내신다고 아직도 아끼고 계시는데, 문제는 귀한 손님이 찾아오지를 않아서 고급 찻잔을 꺼낼 일이 없다는 게 문제죠.ㅎ
    다양한 도자기 사진과 함께 북유럽 도자기 역사를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리뷰 잘 읽었습니다. 책찾사님.^^

    2021.07.08 03:0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도자기가 오히려 유럽에서 발전하고 활용이 많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그러고보니 폴란드의 도자기 그릇을 파는 상점이 근처에 있었네요. 어렸을 때에는 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고급 도자기 세트가 있었던 기억도 나는군요. ^^
      이 책은 확실히 사진으로 북유럽의 다양한 도자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낯선 북유럽의 도자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추억책방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1.07.08 14:1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