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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숲

[도서] 영원의 숲

스가 히로에 저/이윤정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최근 SF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책을 찾다가 읽게 된 책이다. 제목만 보면 SF 소설이 아닌것 같지만, 9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소설로서 미래의 행성박물관인 '아프로디테'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작가도 경력이 특이한데, SF 소설을 쓰는 작가이면서 음악에도 능하여 일본의 가이낙스 사(에반게리온 제작사로 유명하다.)의 PC게임의 배경 음악도 만들기도 하였다. 


 SF소설답게 소설 첫 머리에는 이 소설의 배경에 대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일단 대부분의 명칭은 그리스 신화의 신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져 있다. '아프로디테'는 행성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다. 또한 여기에는 3개의 부서가 있는데, 음악과 무대를 담당하는 '뮤즈', 회화와 공예를 담당하는 '아테나', 동식물을 담당하는 '데메테르'가 있다. 이들은 서로의 영역에 대하여 애매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논쟁을 하여 자신들의 분야로 가져오려고 경쟁을 자주 벌이는데, 이들 사이에서 중재를 담당하는 '아폴로'라는 부서가 있다. 결국 3명의 여신과 이들을 조정하는 1명의 남신을 부서로 명칭을 하고 있다. 주인공인 다시로 다카히로는 바로 '아폴로'부서에서 일하는 학예원으로서 머리에는 바로 '므네모시네'라고 하는 막강한 데이터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컴퓨터에 직접 연결하는(생각만으로도 컴퓨터와 직접 대화를 하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권한을 가지고 있다.


 공상의 세계를 다룬 SF 소설이므로 이러한 배경 설명으로 소설의 첫 부분을 설명으로 장식하며, 9가지의 이야기로 소설은 구성되어 있다. 물론 주인공은 다시로 다카히로가 등장하기에 연작소설로 볼 수 있다. 소설의 처음 부분만 보면 SF 소설답게 과학의 발전에 따른 신기한 배경이나 소재가 등장하지만, 이야기는 오히려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예를 들어보자. 첫번째 작품 '천상의 음악을 듣다'라는 작품은 뇌 질환을 앓고 있던 무명의 예술가가 그린 작품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신기한 사건에 대하여 의뢰가 들어온다. 정상인이 보았을 때에는 추상화를 넘어서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림인데, 알츠하이머에 걸린 유명한 비평가도 그 그림으로부터 음악이 들린다는 이야기에 다카히로는 이 그림에서 어떻게 음악이 흘러나오는지 분석을 하게 된다. 온갖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도 이해하기 힘든 현상에 대하여 그 그림이 걸려 있던 정신 병원의 환자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그 진상을 알게 된다라는 것이 첫번째 작품의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렇게 눈부신 발전을 한 과학으로서도 인간이 만들어낸 예술에 대해서 과학적인 방법이 아니라 인간적인 감정으로 접근해야 비로소 그 의미를 알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9가지의 각 이야기는 개별의 소재이지만, 각 편마다 다카히로와 그의 아내인 미와코의 이야기도 동시에 진행시키고 있다. 책의 마지막 작품에서 실제 등장하는 다카히로의 아내 미와코. 다카히로는 실제 일 중독자로 묘사되고 있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첫번째 단편에서는 미와코와 결혼한 사실만 짧막하게 나오지만, 그녀와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오로지 다카히로는 그의 통신하는 컴퓨터 '므네코시네'와 대화를 하는 데에 시간을 보내게 된다. 짧막하게 그러한 다카히로의 모습에 결국 미와코는 지구로 가출을 하게 되고, 마지막 단편에서는 '아프로디테'에 고용되어 다카히로와 재회를 하면서 다카히로는 업무적으로만 접근하였던 미(美)의 분석에서 궁극의 미(美)를 느끼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솔직히 SF 소설이라고 하면 우리는 과학의 첨단 기술이라든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주의 외계인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은 그러한 기대와는 거리가 먼듯하다. 소재는 SF적 요소가 강하긴 하지만, 오히려 내용은 그러한 과학으로 인간들의 예술을 분석하며, 거기에 감추어진 의미와 본질을 부각시키고 있다. 좋게 해석한다면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이 이룩한 예술은 과학적 분석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공통적인 내면으로부터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고, 혹평한다면, SF를 가장한 미스터리 연작 소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순수한 SF 소설을 기대한다면 이 책에 쉽사리 손을 뻗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앞만 보면서 뻗어나가는 과학의 발전처럼 우리의 인생도 무조건 발전을 지향하는 상황속에서 이 책에 담긴 우리 인간의 내면의 아름다움이나 궁극적인 미(美)에 대해서 다양한 소재를 통하여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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