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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스의 노예들

[도서] 미다스의 노예들

잭 런던 저/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김훈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9번째 책의 저자는 '잭 런던'이다. 잭 런던(1876~1916)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서 유년기에는 불우한 가정 환경으로 인하여 고된 노동을 하면서 성장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워싱턴 어빙이라는 작가의 <알함브라 이야기>라는 책을 읽고, 독서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사회주의 사상도 받아들이면서 노동자와 자본가의 대립이라든지 실제 영국의 빈민굴에서 빈민으로 가장하여 생활하면서 <빈민굴의 사람들>이라는 작품을 쓰기도 하였다. 잭 런던을 이 책으로 처음 접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많은 책이 소개되어 있다. <잭 런던 걸작선 시리즈>가 나올 정도로 꽤 인지도가 있는 편이며, 또한 이 사람이 러일 전쟁 당시에 종군 기자로 활동하면서 조선에서 보내면서 쓴 책 <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와 같은 책도 소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젊은 시절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일한 경험등을 바탕으로 쓴 작품도 있는데, 늑대개를 주인공으로 한 <야성의 부름>도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책에 대한 설명보다 작가에 대한 설명을 먼저 언급한 이유는 보르헤스의 <바벨이 도서관 시리즈>를 통하여 작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단편을 소개하는 기획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작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성향과 환경을 숙지하고, 읽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르헤스는 잭 런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 

 - "잭 런던의 내면에서는 두 가지의 상반되는 사상이 만나서 충돌한다. 삶의 투쟁에서는 강자가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이론과 인류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다."


 앞서 잭 런던은 사회주의 사상을 열성적으로 전파를 하게 되었음을 언급하였다. 비록 그가 책을 써서 고난했던 삶을 보상받을만한 막대한 부를 쌓기는 하였지만(심지어 범선까지 구입할 정도로 성공을 하였다고 한다.), 아무래도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왔고, 빈민굴에서의 체험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사회주의 사상을 받아들인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메인 타이틀이자 단편인 <미다스의 노예들>이 그러한 작가의 성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엄청난 부를 지닌 자본가에게 배달된 미다스의 노예들이라는 조직의 편지. 편지에는 자본가에게 거대한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들어주지 않으면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겠다고 쓰여 있었다. 자본가는 그것을 무시했지만, 편지에서 언급한 대로 예고된 시간과 장소에서 사람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노동자 계급의 투쟁 조직이라고 자처하는 미다스의 노예들의 협박 편지는 계속 이어지고, 예고했던 살인도 계속 발생한다. 심지어 자본가가 아끼는 친구의 딸마저 자신의 집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결국 자본가는 협박의 고통 속에 자살을 하게 된다. 미다스의 노예들이라는 무정부주의자들의 냉혈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자본가와 노동자로 대변하는 양극간의 격차에 따른 대립을 극단적인 투쟁(무차별 살인 사건)과 그들과 소통을 거부하는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사회주의를 지지하였던 잭 런던의 성향을 반영한 듯한 작품으로 생각된다. 또한 사회주의를 지지하지만, 극단적인 투쟁에 대해서는 경계하기 위하여 이러한 작품이 쓰여졌는 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실려 있는 5작품은 모두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삶의 법칙>이라는 작품은 홀로 남겨진 늙은 인디언의 이야기이다. 어려워진 삶으로 인하여 늙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땔감과 함께 버려진 노인(이는 그 부족들의 풍습으로 보여진다.)은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이 남겨진 땔감의 양과 비례함을 알게 된다. 그는 과거 젋었을 때, 늑대 무리에 쫓기던 큰 사슴의 최후의 장면을 목격하며 인생의 마지막의 덧없음을 회고한다. 또한 사람들의 인생 자체가 시간에 흘러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운명을 다하는 과정도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노인은 땔감을 다 태워보지도 못하고, 집에 들어온 늑대들을 보고 곧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과거 큰 사슴이 늑대들에 의하여 최후를 떠올리며 순순히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이야기로서 우리 운명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결말에 대하여 다시 한번 성찰하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마푸히의 집>과 <잃어버린 체면>은 다소 환상적인 동화로 보여지는데, 배경이 되는 카리브 해 지역이나 캐나다 지역은 잭 런던이 책을 쓰기 전 일자리를 찾아 전전하던 곳을 배경으로 쓴 작품들이다. 거대한 태풍으로 인하여 어리숙해보이는 한 원주민 가족의 이야기와 인디언 부족에게 생포되어 엄청난 고문을 당할 것을 예감한 주인공이 그 위기를 어떻게 모면하는 지를 쓴 작품으로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보면 될것 같다.


 빛을 모두 흡수하는 완전한 검정색을 연구하는 사람과 완전히 빛을 투과시켜 투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 이 두 사람은 유년기 시절부터 라이벌로서 끝없이 경쟁하며 서로를 증오해왔다. <그림자와 섬광>은 바로 이 라이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빛과 색깔이라는 과학적인 소재로 기묘한 결말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우리가 검정색으로 인식하는 것은 모든 색깔을 흡수하기 때문인데, 완벽한 검정색은 색깔을 완전히 흡수하여 인간이 인지할 반사되는 색깔이 없어서 사람이 볼 수 없다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흥미를 끌고 있다. 물론 투명하게 하는 기술도 그렇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완전한 검정색으로 그 존재가 보이지 않는 사람과 빛을 완전히 투과시켜 보이지 않는 사람이 만났을 때, 결말은 어떻게 되는지 책을 통하여 확인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작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단편이므로 수작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해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의 삶과 연관된 작품들도 존재하고, 그의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단편으로 쓴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가 결코 작게 보이는 책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잘 모르는 작가이지만, 의외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임을 알게 되면서 나의 얕은 견문을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새로 알게 되는 기쁨도 동시에 느낄 수 있기에 계속 이 시리즈를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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