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봉신연의 3

[도서] 봉신연의 3

허중림 저/홍상훈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봉신연의> 3부의 시작은 확실히 이 작품이 명나라 시대에 쓰여지면서 <삼국지연의>의 내용을 꽤 많이 참고하였음을 보여준다. 달기의 계략으로 인하여 아내와 누이를 잃고 순식간에 명문에서 역적으로 몰린 상나라의 황비호가 주왕을 떠나 주나라의 서기로 가는 여정이 관우가 두 형수를 모시고 조조의 품에서 벗어나서 오관을 통과하면서 벌어지는 내용과 비슷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상나라의 명문 가문 출신이면서 동시에 조가의 방위를 총괄하던 황비호가 적국인 주나라로 향하는 장면은 상나라의 최후를 암시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주왕의 행실을 지적하면서 죽음으로 충간하는 신하는 이제 남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 무장이라 할 수 있는 황비호의 주나라의 귀부는 상나라의 운명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의 탈출 과정이 관우의 오관 돌파를 떠올리게 하는 것도 충직한 인물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3부는 이제 본격적으로 주나라와 상나라의 전쟁을 다루기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봉신(封神)'에 대한 내용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말 그대로 풀이하자면 신의 자리에 봉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왜 천교는 강상을 내세워 '봉신계획'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일까? 3부에서는 이러한 '봉신계획'에 대하여 구체적인 설명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다만, 같은 천교이면서 강상과는 사제지간인 신공표와의 대화를 통하여 생각의 여지를 독자에게 전해준다.


 "사형, 손에 들고 계신 것은 무엇입니까?"

 "봉신방일세."

 "지금 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

 "서기로 가서 봉신대를 만들어 이것을 그 위에서 걸어야 하네."

 "사형, 지금 어느 쪽을 편드시는 겁니까?"

 (중략)

 "성탕이 왕 노릇을 할 기운이 이미 다했다고 하시니 이제 저는 하산하여 성탕의 편을 들어 주왕을 돕겠습니다. 사형이 주나라를 도우시겠다면 기어이 막겠습니다!"

 - p. 145 ~ 146 -


 이 둘의 대화에서 '봉신방'과 '봉신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지만, 아직 정확한 의미를 알기란 쉽지 않다. 다만, 천교의 원시천존의 제자인 강상이 사부의 뜻을 받들어 추진하는 것이 바로 봉신계획인데, 이것을 반대하는 인물 역시 같은 천교의 신공표라는 것이다. 실제 신공표는 이후 자신이 몸담고 있던 천교와는 달리 절교쪽 인물들에게 봉신계획을 저지하기 위하여 갈등을 조장하면서 그것이 주나라와 상나라의 전쟁으로 표면화시킨다. 3부에서는 봉신계획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지만, 전쟁에서 전사한 인간과 도인이 영혼이 '봉신대'로 가는 장면들이 등장하게 된다. 즉, 전쟁에서 죽은 존재 가운데서 나름 이름있는 인물들은 '봉신대'로 흘러가서 신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상나라의 충신이자 대들보인 태사 문중이 절룡령에서 주나라와 벌인 전쟁에서 반복적으로 벌어지게 된다. 주나라의 강상이 천교의 도인과 신선들의 도움을 받았다면, 문중은 그와 친분이 있는 절교의 세력의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즉, 강상과 문중은 바로 봉신계획의 대리전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또한 신공표도 암암리에 절교의 세력에게 천교의 봉신계획의 저지를 주장하면서 상나라를 도와줄 수 있도록 모략을 꾸미고 있기에 3편은 본격적인 천교와 절교의 대립이 주나라와 상나라의 전쟁으로 상세히 그려진다. 이들의 전투 모습은 판타지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이전의 과정들이 역사에 기반하여 흐름이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색다른 분위기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절룡령에서 벌어진 전투는 이러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이 부분은 <서유기>와 유사한 설정으로 묘사된다. 나타라는 인물은 <서유기>와 <봉신연의>에 중복하여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이 사용하는 각종 보물이라든지 삼매진화와 같은 술법도 역시 이 두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이 두 작품은 명나라 시대의 비슷한 시기에 쓰여졌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서로 영향을 받았을 수 있으며, <봉신연의>가 도교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서유기>와 일면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 보여진다.


 이처럼 <봉신연의>의 3권에 수록된 31회에서 45회까지의 이야기는 역사라는 기반 아래 작가의 상상력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짐으로써 독자에게 <봉신연의> 나름의 진정한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다. 단순히 주나라가 상나라를 멸망시켰다라는 짧은 문구를 다양한 인물과 도술 대결, 진법과 전투로 재가공하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서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준다. 아울러 '봉신계획'으로 불리우는 저자 나름의 세계관을 적절히 결합시키고 있어서 비록 이 작품이 중국의 4대 기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재미와 의의를 전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4편에서는 강상보다는 오히려 상나라의 마지막 대들보인 태사 문중의 운명과 행보가 더욱 기대가 된다. 


< 이 리뷰는 솔출판사의 도서 지원으로 읽고 쓴 글입니다. >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1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에 흠뻑 빠져 읽고 계신 책찾사 님의 행복한 모습이 그려져요.ㅎㅎ
    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아 즐겁게 독서하시며 삶의 활력이 되시길...

    2016.09.06 18:2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감사합니다. 아그네스님!
      안그래도 요즈음 밤에 책을 읽기가 너무 좋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이 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그네스님도 즐거운 독서 하세요..^^

      2016.09.06 21:01
  • 파워블로그 오우케이

    판타지적인 이야기 요소가 있어 읽으면서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겠어요. ^^

    2016.09.06 18:3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네, 3편부터 그러한 부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다보니 더욱 몰입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묘미가 아닐까 하네요..^^

      2016.09.06 21:02
  • 파워블로그 산바람

    책찾사님의 자세한 배경설명과 이야기 전개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왕조의 교체시기를 개관해 보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전개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2016.09.06 22:4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감사합니다. 산바람님!
      3편 이후에는 역사적인 줄거리보다는 확실히 도교 및 불교의 세계관과 함께 다양한 가상의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판타지적인 요소가 짙어지는 느낌입니다.
      지속적인 관심 감사드립니다. ^^

      2016.09.07 07:52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