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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도서]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김범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물리시간이 수학보다 더 싫었는데 이 책의 저자인 김범준 물리학 교수님의 글은 이상하게도 즐겁게 읽힌다. 물리학 공식은 전혀 없고 공감과 위로의 감수성이 느껴지는 일종의 에세이 책이다. 


 

흐름, 빈칸, 경험, 열림, 뾰족, 꼰대, 떨림, 비움, 이해, 경계, 평화, 투명 등의 키워드로 물리학자의 시각으로 풀어내는 세상의 이야기다. 저자의 경험, 생각, 느낌들을 눈부신 과학의 언어로 42편의 글에 담았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과학현상과 이론에서 사람사는 세상의 여러 가치와 의미를 뽑아내는 그 놀라운 성찰과 사유, 필력이 놀라웠고 그런 이야기들이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허공과 다름없는 원자 내부를 들여다보다가 원자로 이뤄진 우주를 이성의 힘으로 깨달은 인간의 경이로움과 만나고, 인간관계의 소통을 지구와 사과 사이 중력의 상호작용에 빗대어 말의 경중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질량에 관한 고민에 이르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도 평소 밤하늘과 우주라는 존재를 생각하며 느꼈던 그 어떤 허무함에 대해 말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지구는 크기뿐 아니라 위치도 보잘것없다. 태양은 우리은하 변방에 놓인 평범한 항성이고, 지구는 그 주위를 도는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행성일 뿐이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우주와 그 안의 한없이 작은 지구를 떠올리면서 인류의 보잘것없음에 실망하는 이가 많다. 한편으로는 인간도 결국은 크기가 없는 기본입자들의 모임에 불과하다는 허무함에 젖을 수도 있다. 우주의 막막함과 그 안에 놓인 인간 존재의 사소함을 대할 때면 나는 늘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글귀를 떠올린다. 허공으로 가득한 우주의 아름다움을 이성의 힘으로 스스로 깨달은, 우리가 아는 유일한 존재가 우리 자신이다. 그래서 애틋한 마음을 담아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 인간은 보잘것없기에 더욱 소중한 존재라고.

 

그 외에도 꼰대에 대한 물리학적 분석(?)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저자는 꼰대란 무엇인지도 물리학의 상관함수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한다. 판단 기준이 형성된 시간과 공간상의 위치를 원점 (0,0)으로 정의하자. 시공간 위치가 원점으로부터 (t,x)로 떨어진 지금 이곳의 상황을 (0,0)에서 형성된 기준으로 판단하려 하는 것이 꼰대다. 원점과 (t,x)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상관관계가 줄어든다. 엉뚱하게 판단하면서도 스스로 옳다고 믿는 중증 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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