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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은 장미

[도서] 장미의 이름은 장미

은희경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장미를 그저 꽃이라는 카테고리로만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다른 이름으로 부를지라도 그 향기가 어디 가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그러하다. 인종, 성별, 나이 외적으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개별성과 복잡성이 집단성에 가려지는 순간 여행자는 그저 이방인으로 정의되고 타자화된다.

장미의 이름은 장미, 마마두의 이름은 마마두.
민영, 승아, 현주, 수진, 유정 그들 모두

 

은희경 작가님의 책을 처음 접해보았다.

뉴욕-여행자 소설 4부작이라고 하여 여름에 산뜻하게 읽을 생각으로 펼쳤지만, 오히려 장마와 같이 눅눅하고 후덥지근한 상태로 책을 덮었다. 책을 읽기 전 '여행자'를 떠올렸을 때는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나를 알지 못하는 곳에서 항상 새롭게 시작하는, 여행의 주체가 되는 생활을 한다고만 인식했다. 그러나 이 책에는 뉴욕에서의 아시안, 흑인, 한국인, 할머니 등의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겪는 편견, 차별, 배타적인 반응이 잘 묘사되어 있다. 반면, 그와 동시에 이들의 입장에서 각자의 삶의 이야기와 조건들 역시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여행자가 이방인으로 정의되어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그 감정이 너무 확실하게 다가워서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그럼에도 여행은 여행. 힘든 여정 속에서도 나 자신을 찾아가는 그들의 주체적인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가씨 유정도 하지]이다. '유정하다'는 인정이나 동정심이 있다는 말로 '무정하다'의 반대말이다. 80대 여성이 아주 오래 품고 있던 항공 우편을 들고 뉴욕에 가 본인의 인생을 사는 모습이 좋았다. 그동안 어머니로, 할머니로 살아야 했기에 홀로 간직해야 했을 그 꿈을 이루던 순간, 아들은 그 동안의 알고 있던 유정을 다른 사람 보듯 본다. 이러한 이야기가 사람들은 참으로 입체적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반가웠다.

사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대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 걸까..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누구의 이야기에 중점을 맞춰야 하는지도 헷갈렸고, 연작 소설이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명확하게 이어지지 않아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다 읽고 곱씹을수록 퍼즐이 조금씩 이어지는 것 같다. 아직은 독서에 미숙해 많은 걸 해석해내지는 못했지만, 내 나름의 해석은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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