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고전이다. 정말 너무 재밌게 읽었다. 올해 읽은 책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뮤지컬을 통해 대략적인 내용을 아는 상태에서 읽어서 그런가 책에 나오는 모든 서술어구들이 뒤 내용을 암시해주는 표현들인 것만 같았다.
나는 그 미세한 변화를 통해 다른 존재로 성장하는 것이(어떠한 변화라도 시간이 흐른 후의 변화는 성장이라 생각한다. 역성장도 성장의 일부다.) 너무 만족스럽다. 그냥 시간이 흐른 것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 그 시간의 틈새에 내가 어떤 생각을 하거나 무슨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성장의 속도와 방향, 내용은 천지차이이기 때문에. 나의 일부를 남기고 떠나는 것도 좋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순간일테지만, 그래서 더 애뜻하고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매번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추억이 될 수 없지 않을까.
경험이 많은 몸종을 구하는 것이 앞으로 그놈의 ‘안주인’ 역할을 해내는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이히는 경력이 없는 것을 천만다행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지독히도 다른 누구와 비교당하기 싫은 것 같다. 레베카라는 장벽이 너무 거대하고, 무거워서일까.
주체적인 이히가 왔으면 이야기가 달라졌을까? 달라졌을 것이다. 레베카의 이름이 묻혀졌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