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가장 큰 장점은 작품이 쓰여질 당시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고전을 읽음으로써 과거를 학습하고, 현재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기른다.
처음에 사전지식 없이 읽었을 때는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끝까지 바틀비가 너무 답답하고,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인물이라고만 생각했다. 상실을 겪은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야지, 단순히 몽상을 하고 연민을 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해당 작품이 자본주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읽었을 때는 내가 전형적으로 자본가에 대입해서 해석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또는 자본가가 아니라 바틀비를 비난하는 동료들에 대입했을지도 모른다. 사실상 자본가에 저항하는 노동자를 보며, 너 혼자 그렇게 해서 무엇이 바뀌겠느냐고 하는 그런 사람 말이다. 절대로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고, 나는 사회적 약자에 연대한다고 그렇게 자신해왔는데. 결국엔 나도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책을 읽을 때 조차 강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었다니. 너무 충격이었다.